1990년 장승포YWCA로 첫 발…여성사업 중심으로 청소년·환경·소비자 사업 등에 주력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불구 적극적 홍보 못 해 회원부족…회원 2000명 확보 위해 더 노력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면 엄마의 성별인 여성은 강할까. 다양한 대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말한다. 'NO'라고.

오래전부터 남성중심의 사회 속에서 살아온 여성은 상대적으로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인식돼 왔다. 지금도 수많은 범죄의 대상이 돼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일'에 있어서도 사회적 제한과 불평등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며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확대일로에 있지만 치열한 사회로 진출한 여성들이 그 속에서 부딪히는 한계는 좀처럼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말했듯 엄마라는 존재는 수없는 난관과 교육, 보살핌으로 생겨난 여성의 진화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약한 여성이 강한 엄마가 되기까지는 그 과정에서 탄탄한 울타리가 돼준 '조력자'가 분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조력자 중 튼튼한 기둥역할을 하는 YWCA가 있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거제 YWCA를 만나봤다.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출범

'돌봄으로서의 정의, 나눔으로의 평화'라는 주요 실천목표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거제YWCA(회장 장혜경·이하 거제Y)는 1990년 설립 당시 장승포YWCA로 개원했다.

Young(젋은 몸과 마음)·Woman(여성)·Christian(기독교인 중심)·Association(회원활동)의 준말로 여성인권이 존중되는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여성 스스로의 힘으로 섬김과 나눔, 살림을 해나가며 나아가 세상의 변화를 일으키자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신앙으로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이었지만 여성복지사업 외에도 청소년·소비·환경 사업 등을 함께 하면서 봉사단체로서 한 단계씩 발판을 마련했다.

개원 1년 후 1991년 '다대 한울타리 공동체'를 만들어 농산물직거래를 시작했고 이듬해 '아나바다 운동'의 일환으로 장터를 개최하면서 아나바다라는 단어를 세상에 전파하는 시초가 됐다.

또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주축이 되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가 처음으로 개최됐으며 지금의 청소년 사업인 Y-teen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94년 사랑의 집을 개소하고, 95년 장승포YWCA에서 거제YWCA로 명칭을 변경한 이 후에는 정식으로 Y-teen 활동이 시작됐으며 여성중심사업 및 환경정화사업도 더욱 세분화돼 적극적으로 번져갔다.

2007년부터 시작한 산모신생아 도우미 파견사업은 여성일자리 확보는 물론 도우미가 절실한 산모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해 함께 시작한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인 천연수제 비누만들기 '은빛공동체' 활동도 노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행에 따라 2009년 어르신 소비자교육사업단과 2010년 엄마손두부 만들기 활동으로 발전했다.

여성일자리·복지사업, 청소년문화활동 및 봉사활동, 실버사업 등 꾸준한 성장을 통해 지역사회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현재는 600여 명의 회원들이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함께 할수록 반짝이는 '거제Y'

거제Y에 애착이 큰 장혜경 회장과 박진희 사무총장은 "거제Y를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이어 "YWCA가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고민을 밝혔다.  특히 거제Y는 다른 지역의 Y보다 상대적으로 참여빈도나 적극성이 부족한 것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그 원인으로 지역사회특성상 Y가 지원해야 할 저소득층의 분포가 적을 뿐만아니라 거제에 애착을 가지고 참여하는 인원이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회원활동 중심인 거제Y는 "홍보부재로 인한 회원 수 부족"을 가장 크게 꼽았다.

거제Y의 회원 수는 현재 600여 명. 거제Y 장 회장과 박 사무총장은 "2000명이 목표"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도와주시는 분들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단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회원 한 명의 봉사가 정말 소중하다"며 "섬김·돌봄·생명존중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소소한 바람이 아니라 폭풍우가 돼야 파급력이 생기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관심을 유도했다.

장 회장은 덧붙여 거제Y의 자랑도 아끼지 않았다. 이사회까지 포함해 10년째 Y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는 "우연히 딸들과 함께 시작한 활동이지만 그에 비해 얻은 것은 엄청나다"며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민단체로서 오랜 세월에서 뿜어나오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그 자리에 서있지 않고 점점 발전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거제Y의 관심과 더불어 사회를 바른 곳으로 인도하는 '인도자'로서 계속된 노력을 약속하며 여성과 청소년,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말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소소함이 주는 거대한 사회공헌활동

거제Y는 한국Y의 성격에 좀 더 부합하기 위해 다양한 줄기를 뻗어가고 있다. 그들이 하는 첫 번째 사업은 여성의 인권가치 존중을 위한 지역사회 만들기 사업이다.

단체의 특성상 회원 대부분이 여성으로 구성된 거제Y는 여성문화교육운영 및 저소득층을 위한 산모도우미 사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거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한글교실, 금융교실, 지구촌이동도서관 등을 운영 중에 있다.

또 실버사업과 연계해 노인여성을 위한 '은빛공동체' 사업인 '천연수제비누 만들기' 등을 꾸준히 실시해 소비교육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사업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여성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교육환경 마련에도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엄마의 마음으로 ‘거제YWCA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유아들에게 서로 배려하는 생활태도를 가르치고 '모오리돌 작은도서관'을 통해 어린이 뿐만아니라 청소년·성인들에게 독서 기회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모오리돌 작은도서관은 순전히 봉사자들로 운영되는 '따뜻한 활동' 중 하나다.

청소년 활동은 일명 'Y-teen'이라 불린다. Y-teen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거제Y 청소년 오케스트라단'과 환경봉사활동이다.

바이올린, 플루트 등 여러 가지 현관악기를 다루는 아이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연간 2회 정기적인 공연을 펼친다. 공부와 함께 병행하기 벅찰 법도 하지만 매주 토요일 늦잠을 포기하고 오전시간을 이용해 연습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활동은 10년 이상 지속해온 거제Y 전체에서도 내노라하는 활동으로 지금 성인이 된 그 시절의 학생들도 오케스트라 활동을 발판삼아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이 밖에도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이나 성범죄 근절에 앞장서는 등 유해환경감시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연초고등학교와 연계해 '얘들아 밥 먹자' 라는 주제로 아침밥 먹기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거제시 환경 살리기 정화활동' '애광원 장애우 말벗 봉사' '사랑의 편지쓰기' 활동 등을 통해 배려와 양보를 배우고 자기자신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유익한 기회를 갖고 있다.

거제Y는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활동 외에도 환경 살리기, 소비의식 고취에 도움이 되는 활동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소비활동 교육으로 아나바다 나눔터, 청소년 바자회는 유기농 생산물 판매부터 갖가지 옷과 신발, 재활용품들이 회원들에 의해 기부돼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청소년 스스로 자기 소유의 물건을 판매하고 이윤을 가짐으로서 봉사활동의 개념도 익히고 소비의식 고취에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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