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국 계룡사 신도회 회장

귀의 삼보하옵고,
오늘 우리 중생들의 스승이시며 사생의 어지신 아버님이시고 삼계를 이끄시는 거룩하신 석가모니 세존께서 2560년전에 이 세상에 나투신 성스러운 탄신의 날입니다.

이 날을 맞이하여 부처님 세존의 강림을 마음속 깊이 봉축하고 경배하시는 모든 사부대중님들과 중생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바입니다.

부처님 세존께서는 스스로 오탁악세의 현세에 출현하신 이유를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라 하시면서, ‘첫째 부처님 세존은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을 열어서 청정하게 하기 위하여 세상에 출현하며(欲令衆生 開佛知見 使得淸淨故 出現於世), 둘째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지견을 보여주기 위하여 세상에 출현하며(欲示衆生 佛之知見故 出現於世), 셋째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을 깨닫게 하기위하여 세상에 출현하며(欲令衆生 悟佛知見故 出現於世), 넷째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의 길에 들어가게 하기 위하여 세상에 출현하느리라(欲令衆生 入佛知見道故 出現於世)’고 법화경에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불지견(佛知見)이 어느만큼 열렸으며, 불지견을 어느만큼 보았으며, 불지견을 어느만큼 깨달았으며, 그리고 불지견의 길에 어느만큼 들어갔는지요?
부처님 세존께서는 뼈를 깎는 6년간의 고된 수도를 통하여 그 최고 경지인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에까지 도달했으나, 이 경지로서는 최초 출가시에 가졌던 생사의 해탈을 이룩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극단의 고행을 중지하고 보리수 아래 길상초를 깔고 앉으시어 삼매에 드셨고, 새벽하늘에 뜬 별의 반짝임을 보시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을 수행의 동반자였던 5비구에게로 가서 처전법륜을 굴리셨습니다.
그 내용은 십이인연법(十二因緣法)과 사성제(四聖제), 그리고 팔정도(八正道) 였습니다.

이는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삼계의 모든 괴로움을 편안히 하겠다’는 출생시의 선언을 실천하신 것입니다. 이 선언은 중생들에게 내려주신 부처님 세존의 자비심이며 감로수입니다.

부처님 세존의 이러한 자비광명을 받고자 하면 먼저 우리는 이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즉 돈독한 신심을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 세존의 가르침을 의심함이 없이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무명에 가리어져 있는 우리 중생들은 분별심에 사로잡혀 앞뒤를 계산하고 형식에 얽매여서 사량 분별하느라고 이 참된 진리의 말씀을 의심하기 일쑤입니다. 믿음이 결여된 데에서는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들은 부처님 세존의 가르침에 따라 그 길을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안다’고 하는 것은 정보와 지식의 이해와 그것의 행동화가 함께 이뤄졌을 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말만 있고 그에 따른 행동이 동반되지 않을 때처럼, 앎만 있고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따르지도 않으려니와 믿지도 않습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그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달 참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셋째 실천을 통해 익힌 ‘참’을 널리 펴나가는 일입니다. ‘참’은 나만 가지고 있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너를 참되게 살게 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나의 참된 삶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그물처럼 얽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처님 세존께서 ‘이것 있음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있고, 이것 생김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생긴다.

이것 없음에 말미암아 저것이 없고 이것 멸함에 말미암아 저것이 멸한다...’고 밝히신 것처럼 ‘너 없으면 나 없고, 너 있으면 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독립적인 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만 그렇지를 못합니다. 상의적인 즉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현실계의 여러 문제들 역시 그러합니다.

다름으로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내가 실존한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음해하는... 이들 모두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나를 그러한 길에 빠지지 않게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승의 은혜를 잊을 수 없듯이이들의 은혜 또한 그러합니다. 제바달다에 대한 부처님 세존의 수기 주심은 그 극치에 이른 예입니다. 감사의 마음은 용서의 마음이며, 화합의 마음이며, 자비의 마음입니다.

끝으로 대자유인이 되어야 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의지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면 때문에, 자존심 때문에, 이해관계 때문에 등등에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이는 바깥 경계에 걸려 살고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수렴하고 원융하여 대자유인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비하신 부처님 세존의 광명이 온누리에 가득하고 오늘의 이 봉축법회를 환희심으로 맞이하는 모든 불자님과 불자님의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하신 광명이 두루 비춰져서, 뜻하시는 모든 일들이 부처님 세존의 가피 아래 원만히 이뤄지기를 마음 가득히 기원하면서 봉축의 말씀을 끝맺으려 합니다.

불기 2551년 음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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