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밴드의 생일축하 공연

격주에 한 번 찾아오는 수요일. 점심시간이 분주하다. 5교시 시작 20분 전 학교 뒤편 홀에서는 밴드의 소소한 음악회가 열린다.

멋있게 기타를 메고 드럼채를 열렬히 흔들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산업고 교직원. 이승열 교감을 필두로 구성된 교직원밴드는 격주 수요일 틈새시간인 점심시간 일부를 이용해 3년 전부터 생일 축하행사를 열고 있다.

올바른 생일축하문화를 만들어 교사와 학생간의 친밀감을 기르고 자칫 자신을 과소평가해 자존감을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나아가 경남산업고 학생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자 시작한 산업고만의 특색 프로젝트다.

지금은 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지만 초기에는 자리잡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위해 각 담임교사들이 손수 참석을 유도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꼭 가야돼요?"라고 퉁명스레 말하던 아이들은 교사들의 진심을 이해하고 난 뒤부터는 스스로 '홍보대사'를 자청할 만큼 입소문을 타고 활성화 됐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NHK 방송에서 이 행사를 취재보도해 산업고만의 특색행사로 전국에 알려지기도 했다.

화요일 수업이 끝난 방과 후 밴드소속 교직원들은 퇴근을 접어두고 학교에 남아 연습을 한다. 업무에 지쳐 귀찮을 법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쁨과 깨우침을 주기 위해 기꺼이 노력하는 그들.

공연이 있는 수요일에는 4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허기진 배를 달랠 틈도 없이 곧장 악기 연주를 위해 달려온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노력으로 준비한 노래 공연 후에는 참석한 학생들과 케익커팅을 하고 촛불을 함께 끈다. 감사의 멘트가 담긴 판넬을 들고 찍은 기념사진은 담임교사를 통해 각 학부모에게 전해진다.

행사가 끝나면 교직원들의 성금으로 마련된 생일선물이 전달되고 각 담임교사들이 손수 쓴 편지를 전하며 짧은 시간의 아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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