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마음을 만지다- 최영아 著

▲문윤희(학생)
아주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조차 위로받을 수 없는 것이 누구나 있다. 얼마전 그런 나에게 친구가 시집을 하나 건넸다. 시보다 '소설'을 선호하는 나는 얼마동안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살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다시 발견해 한 장을 읽게 되었는데 마음 한 구석에 끼어 빠지지 못했던 바위가 산산조각 난 것 마냥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그 후 찜찜한 기분을 느낄 때마다 시를 한편씩 읽곤 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읽고 있던 '시가 마음을 만지다'라는 최영아 작가의 책을 보게 되었다. 작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연히 읽은 시 한편에 자신의 마음에 난 상처를 서서히 치료해준다는 것에 대해 그가 나의 말에 공감을 해주는 듯 했다.

이 책은 서른일곱편의 잔잔한 시와 작가의 내면심리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작가들의 특별한 시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우리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공감과 위안을 선물한다.

'시를 딛고 일어서다'라는 파트에 이런 말이 있다.

"'복숭아는 왜 멍이 드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 기대었기 때문이다. 한때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에서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도 어렵다'던 구절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뎌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구절은 누구나 흥얼거릴 정도로 국민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그 시를 외고 다니던 수많은 연인들이 그 이후에 모두 홀로서기를 했는지는 의문이다"라는.

알면서도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말이었다. 작가는 시를 그냥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리내어 낭송하기를 추천한다. 시란 낭송함으로써 분노와 아픔으로 쌓여있던 어지러움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청소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라고. 결국 시가 자신을 새롭게 하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도록 한다는 말이다.

지금 만약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다면 이 책을 펴라.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새로운 다짐을 한다면 충분히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문윤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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