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감동시킨책]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著

이 소설은 네 젊은 주인공들이 제 각각의 이상과 고민, 시대적인 아픔을 같이 겪으면서 성장해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8년 만에 그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대학시절 시국의 이데올로기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윤교수의 임종이 다가옴을 알리는 전화와 함께 과거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꿈과 이상, 사랑을 찾아 뜨겁게 타오르던 20대의 청춘이 있던 그때로…

엄마의 죽음으로 슬픔과 상실감을 가득 안은 채 시골에서 상경한 정윤, 윤교수의 강의실에서 마주하고 그의 옆에서 늘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언니의 기억 속에서 항상 머물고 있는 미루, 군인의 신분으로 마을을 다 나눠 갖지못한 단이.

그리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채 연애를 지속하는 명서와 정윤의 관계속에서 이 소설을 가장 함축적이며 집약적으로 표현한 내용으로 예수와 크리스토프에 대한 윤교수의 역설적인 강의라 생각한다.

철저한 경쟁사회 속에서 험난한 길을 헤치고 온갖 고난과 난간을 극복하며 목적지까지 살아가야 하는 여행자로서 무엇엔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짊어져야 하는 세상의 중심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전체이며, 창조자의 길로 가야하기 때문에 자신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20대의 시절에는 자신의 위칠 확인하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누구나 다 청춘에 대한 고뇌와 번뇌, 회의, 슬픔을 겪고 나이를 먹는다. 그래서 난 관조적인 지금의 평화로운 40대가 너무 좋다.

"인간이 가장 고통스러울 때가 생각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때라 생각해요"
"함께 있을 때면 매 순간 '오늘을 잊지말자'고. 말하고 싶은 사람을 갖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언제든 내가 '그쪽으로 갈게'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한 가슴과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들었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 내가 그 쪽으로 갈게라고 먼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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