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이후 전국 유명 피서지에 발길이 끊긴 반면, 남해안은 벌써부터 예년 수준을 웃도는 피서객이 찾아들고 있다. 이같은 피서행렬은 이번 주말이후 장마가 거치면 더해 거제전역이 크게 붐비는 등 북새통이 예상된다는 분석들이다.

거제시 행정과 경찰은 피서객 맞이 준비에 긴장하는 한편 올 피서철의 안전과 무사고(無事故)를 염원하는 상태다. 그러나 폭증이 예상되는 관광, 피서객을 상상하며 즐거운 망상에 사로잡힌 일부 바가지 상혼도 없지 않을 성 싶다.

해마다 친절을 강조하고 ‘바가지요금 근절’을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결과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숙박업소의 횡포는 도를 넘었고 맛있게 먹어야 할 식당은 정성과 일부 재료가 빠져 이용자들의 불쾌감을 더했다.

더구나 숙박요금 자율화라는 고삐 풀린 법규를 빙자해 민박 방 1칸 1일 사용료 10만원, 해변 모텔은 15만원, 펜션은 20만원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다. 일부 노래방 등은 낯 뜨거운 ‘나체쇼’를 연출하는가 하면 윤락행위 등 퇴폐행위까지 일삼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이처럼 퇴폐하고 또한 이 같이 비싼 이용료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이곳을 거쳐 간 관광객들의 푸념이다.

그간 거제도 피서 성수기는 단골도 필요 없고 약속이나 의리도 필요 없었다. 다만 때를 노린 바가지상혼만이 판 칠 뿐이었다. 더구나 이곳에 숙박업소, 유흥주점, 노래방 등 사업장을 둔 일부 외지 상인들은 관광거제의 앞날은 불문하고 돈만 움켜쥐고 보자는 식, 바가지상혼도 서슴지 않았다.

인심은 팔도 가운데 평안도가 으뜸이요 다음은 꾸밈없고 거짓 없고 믿음직스러운 즉, 산실(算實)한 경상도 풍속이라 했던 선조들의 칭찬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요금자율화라는 관련 법규를 핑계 삼아 마음대로 책정한 요금, 여기에다 관련 기관의 느슨한 단속까지 더해, 거제는 날이 갈수록 바가지상혼, 퇴폐와 무질서만이 양산할 뿐이었다.

제아무리「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써라」는 속담이 있다 해도 이곳의 상혼은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 관광, 피서객들의 지적이었다. 

때문에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바가지요금에 격분, 귀가 후 어김없이 거제시를 난도질했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거제도에 가지마라, 가는 곳 마다 바가지의 거제도는 갈 데가 못된다」고 꼬집고 마치 거제전역과 시민은 거대한 바가지 집단인 것처럼 악담하기 예사였다.

그 여파 때문인지 2003년 99만3천여 명에 이르던 피서인파는 2004년 79만9천여 명으로 줄어들고 지난해는 82만6천여 명이 고작이었다.

다른 지역 피서객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거제지역 피서객은 줄거나 제자리걸음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 거제는 관광위기를 맞은 느낌이다.

마침이면 올 여름 피서객은 상당수가 남해안으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때문에 이번 기회를 충분히 이용, 거제의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관광전략이다.

보다 모범된 행동과 웃음속의 친절한 말, 또한 최선의 서비스와 적정한 이용가격, 각종 생활용품의 정찰제 판매는 관광거제 발전을 위한 거제시민의 지혜인 것이다. 자원봉사 안내 시민을 요소마다 배치, 피서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한 전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광거제 내일을 향한 지방조례 제정이 시급하다.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의 악습, 그 근절에 포커스를 맞춘 거제시의 조례제정이 시급하다.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그 지역에 맞는 일부 조례가 필요하지만 상위법을 이유로 특별조례제정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상위법이 있다한들 무슨 소용인가, 지역민들의 마음속이 문제다.

거제시 의회가 앞장 서 우리에게 맞는 조례를 제정하고 시민들이 여기에 동참 및 동조해 바가지요금, 불친절, 불법행위 상습업자를 선도하는 등 우리의 지방법을 지키면 관광거제의 앞날은 일취월장(日就月將)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조례는 향후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귀감으로, 우리나라 관광발전의 일익 담당으로 기록될 수 있음을 거제시 행정과 거제시 의회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거제시가 꿈꾸는 동북아 거점도시, 세계화 시대 대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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