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천연잔디운동장 64곳 중 1곳 불과…단점 많은 인조잔디는 13곳
학생들 "안전한 천연잔디 설치" 요구…교육청 "예산상 어렵다" 난색

거제 64개 학교중 인조잔디 운동장은 13곳인 반면 천연잔디운동장은 한 곳에 불과해 안전한 천연잔디에서 운동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도 교육청은 예산문제를 거론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인조잔디에서 뛰노는 제산초 학생들.

최근 학교인조잔디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등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학교운동장 환경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인조잔디운동장을 천연잔디로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행정은 예산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당분간 증설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제교육지원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의 64개 학교 중 인조잔디가 설치돼 있는 학교운동장은 계룡초, 삼룡초, 옥포중, 거제고 등 13개 학교인 반면 천연잔디가 설치돼 있는 학교는 거제해성고가 유일하다.

오량초등학교의 경우 일부 천연잔디가 설치돼 있지만 배수시설을 갖추지 못하는 등 완전한 천연잔디운동장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이처럼 천연잔디운동장 설치 움직임이 더딘 가운데 인조잔디의 단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조잔디구장은 짧게는 5년, 길게는 8년에 불과한 내구연한을 가지고 있어 향후 재시공이 불가피한데다 해마다 4000만원 가량의 유지보수비가 필요하다.

또 업체들이 기존의 고무충진재를 친환경소재로 바꿔 인체에 무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화상피해와 근골격계 질환 등의 부상위험은 여전해 학생들이 인조잔디구장의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게 현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천연잔디구장에서 운동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중학생 김모(15·옥포동) 군은 "다른 도시의 천연잔디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보면 부럽더라"면서 "우리 학교 운동장에도 천연잔디가 깔려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윤모(17·고현동) 군도 "아무래도 맨땅에서 운동하는 것보다는 잔디구장이 부상위험도 적지 않겠느냐"며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인조잔디보다는 천연잔디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제교육청은 천연잔디운동장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예산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천연잔디가 인조잔디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더 좋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천연잔디 관리를 위해서는 인조잔디 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관리를 해야 하는 학교나 교육청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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