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아 사람아! - 다이허우잉 著, 신용복

김해정/계룡중 학부모
중국 작가 다이허우잉이 쓴 자전적 소설이다. 11명의 등장인물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1인칭 서술을 한 전개기법이 각 장으로 나뉘어 읽기가 수월하다.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역사의 수레바퀴에 맞물려 동창생간의 사상적 대립과 인간적인 갈등을 보여준다.

중국의 공산당 사상과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인간과 인간관계는 이러한 격동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작가의 토절한 체험 속에서 건져낸 11명의 인간상. 그 중 C대학 학부의 총지부 서기인 쑨위에와 중문학부 교수 허징후의 20년동안 키워온 애틋한 사랑이야기에 지식인의 고뇌를 들여다보며 함께 고뇌했다.

살아가며 우리는 인간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졌을까? 인간의 감정에 적절히 대응하며 그 순간을 함께 느꼈을까? 자신의 사랑을 다 들여다보지 못하고 역사에 묻혀 자신을 묻어두어야만 하는 허징후의 발자취를 따라 가본다. 문화대혁명에 '부르주아적 인간성론'에 의해 당 지도부를 공격했다고 비판받으며 우파분자로 단죄당한다.

대학으로 복귀 후 쑨위에를 향한 마음을 다시 확인한 후 순위에의 딸 한한과 나눈 대화 중 "장성 위에 서보렴. 그럼 누군가의 이런 속삭임이 들려온단다. '너는 알고 있느냐?' 장성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영원히 완성은 없다. 중화의 아들들은 모두 장성을 위해서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지 않으면 안된다. 너는 이미 쌓았는가?"란 대화에서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는 까닭은 그것을 미래로 건네주기 위해서이다.

길은 아직 멀지만 쑨위에에 동일시 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다.

어릴 적 함께 자란 자오젼후안이 첫사랑이자 남편으로 평생의 동반자라 믿고 의지하였는데 백가쟁명 비판대에 올랐을 때 이혼을 요구당하고 한한을 혼자서 키워낸다. 가슴 속에선 허징후에게 이끌리는 감정을 모른체하며 역사와 현실 속에서 진저리가 난다. 뜻 있는 삶을 고뇌하고 참다운 애정을 갈구하면서도 그들이 만들어야 할 사회와 역사에 대한 관점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딸 한한의 응원으로 허징후와 결혼을 결심하고 자오젼후안과 친구로 남게 된 편지는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깨우쳐 준다.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쑨위에의 입을 통해 적어본다. "우정이라든가 이성에 의한 감정 고조는 애정과 관계가 있지만 애정 그 자체는 아니야. 진정한 애정은 인간의 영혼과 더불어 성숙되는 것이지"

애정의 사색을 간접 경험해 보길 바라며 딸에게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직접 자신의 역사를 쓰며 부대껴보길 권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