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벌기 위한 노인들 대부분 … 시야 좁은 심야 시간대 '위험 천만'
야광조끼 지급, 안전교육 시행하는 전주·군포 등과 '대비'… 개선 시급

▲ 지난 26일 고현동 도로에서 폐지 수거인이 손수레를 끌고 반대편에서 차가 오는데도 차도 위를 무방비 상태로 걷고 있다.
길거리 폐지 수거인들이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른 새벽녘이나 해질 무렵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나서는 폐지 수거인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나 기초생활수급자들이다. 큰 수레를 끌고 길거리를 배회하다보면 차도로 가야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시야가 좁은 어두운 밤과 새벽에는 자칫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작년 12월 인천에서 손수레를 끌던 80대 폐지 수거인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한 조사에 따르면 도로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노인 9500명 중 상당수가 폐지 수거노인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하루 생활비도 안되는 몇푼을 목숨과 바꿔야 하는 비극적인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폐지 수거인의 교통사고 위험만큼 운전을 하는 일반시민들의 불편함도 배제할 수 없다. 거제시민 A(43·고현동) 씨는 폐지 수거인들의 거리 활보에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아무리 생계를 위해 일한다지만 차가 다니는 길가에 손수레를 세워두고 운전자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불쑥불쑥 차도로 진입해 운전자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에서는 질서교육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에도 시에서는 안전단속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폐지수거는 생계형 일로 얼마나 많은 시민이 이 일에 관여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시 관계자는 "개인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기에 공식적으로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시에서 따로 단속을 하거나 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주시에서는 지난달 12일 새벽과 야간시간대에 폐지수거 노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210명의 폐지 수거인들 현황을 파악해 야간 안전조끼와 쌀 10kg를 지급하고, 교통사고 예방 안전교육을 실시한 사례가 있다.

이에 비해 거제시나 교통을 관할하는 경찰서 또한 안전교육이나 야광조끼 지급과 같은 대책을 정기적으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 사례를 볼 때도 군포시에서는 지난해 12월 운전자들의 시야확보를 위해 야광조끼를 전달했으며 연수군 경찰서 또한 경찰들이 직접 노인들을 대상으로 교통사고 예방에 대한 교통안전 홍보활동을 실시한 바 있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까지 폐지 수거인과 관련해 민원이 제기된 것이 없다"며 "이전에 야광조끼를 지급한 적이 있었으나 지급해도 착용을 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제보를 통해 이런 민원이 계속된다면 선진사례를 접목해 좀 더 연구해나갈 것"이라며 "시와 협의하여 예산이 확보되면 폐지 수거인들을 위한 교육활동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