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똘똘 뭉친 '거제시야구연합회'

2004년 조직 재정비와 함께 거제리그 시작 … 최근 2년새 20여 개 팀 창단, 야구 붐 일어
올해부터 1부리그 도입 … 오는 30일부터 49개 팀 참가, 열 번째 리그 '8개월 대장정' 돌입
빡빡한 스케줄 해소·동계 훈련 팀 유치 위해 야구장 2개면 확충 '꼭 풀어야 할 오랜 과제'

치고 달려라!
멀리 높이 더 빨리 쏴~봐!
뜨거운 열정을 담아~
포기란 없어!
한 번 더 덤벼 보는거야~
끝장을 보고 말테야!

KBSN 프로야구 공식테마송 '치고 달려라'의 앞부분이다. 경쾌한 리듬과 쉬운 가사로 야구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노래다. 이 노래 가사처럼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담아 치고 달리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국민생활체육 거제시야구연합회(회장 김진도)에 속해 있는 야구 동호인들이 그들이다. 다소 어설픈 수비와 송구·타격으로 실수를 연발하기도 하지만, 때론 프로선수 못지않은 호수비와 장타를 날려 감탄사를 자아내게 할 정도로 열정만큼은 빅리그 선수들에 버금갈 정도다.

이런 이들을 하나로 뭉쳐 멋진 드라마를 연출하고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 거제시야구연합회다.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메카'로의 도약을 위해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거제시야구연합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들여다본다.
 
◇ 과거는 잊어라! 탄탄한 조직으로 우뚝
거제시야구협회는 2000년도 초반부터 있었지만 유명무실 상태였다. 그러던 중 2003년 양대 조선소 야구 동호인을 주축으로 조직을 재정비하자는 뜻이 모아졌고, 그 해 10월께 운영진 회동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4년 협회와 연합회가 합쳐진 거제시야구연합회가 탄생하게 된다. 그 해부터 거제리그가 출범해 지난해까지 9차례 리그가 진행됐다.

지지부진하던 팀 창단도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10개 팀이 창단될 정도로 야구 붐이 일기 시작했다. 지금은 팀이 포화상태일 정도로 거제리그가 활성화 된 것. 김진도 회장은 "초대 곽영태 회장과 2대 김용덕 회장이 거제의 야구 붐 조성을 위해 헌신했다"며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거제시야구연합회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치고 달려라! 최고의 팀을 꿈꾸며
지난 24일 폐막한 제1회 거제신문사장기 야구대회로 워밍업을 끝낸 거제시야구연합회는 오는 30일부터 10번째 거제리그를 시작한다. 이번 거제리그는 '청담종합건설 야구 거제리그'라는 이름으로 대장정에 돌입하는데 김 회장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올 리그는 지난해와는 달리 1부리그가 탄생했다. 예선 리그만 6개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 등을 치르면 무려 8개월 가량 진행될 이번 거제리그에는 1부 8팀, 2부 14팀, 3부 14팀, 토요리그 13팀 등 49개 팀이 참가해 멋진 승부를 연출하게 된다. 1부는 선수 출신 2명이 출전할 수 있으며 2이닝까지는 피칭이 가능하다. 반면 2부는 선수 출신이 출전할 수는 있지만 피칭은 할 수 없으며, 3부는 선수 출신이 거의 없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요일 경기를 치를 수 없는 팀들의 사정을 고려해 토요리그도 병행된다.

특히 올해는 리그를 운영한 뒤 그 결과를 보고 승강제 도입에 대해서도 결정을 내릴 예정인데 현재 리그별로 2개 팀 정도가 승격 또는 강등될 계획이다.

신형백 사무국장은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부산에서 많은 팀들이 거제리그 참가를 희망하고 있다"며 "올해도 16개 팀이 참가 신청을 했는데 2개면뿐인 야구장 사정상 1팀 밖에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49개 팀이 리그에 참가하는데 야구장 2개면으로는 포화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야구장 확충이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 야구장 늘려라! 경제적 효과 엄청나
신 사무국장의 말대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팀과 거제리그 참가를 희망하는 타 지역 동호회가 계속 늘고 있어 2개면뿐인 야구장 확충이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장 확충이 시급한 가장 큰 이유는 보다 나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다. 현재는 한 경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 경기를 진행해야 될 정도로 스케줄이 빡빡해 게임과 게임 사이에 갭이 없다보니 선수들이 충분히 몸을 풀 시간이 없는 것.

신 사무국장은 "충분한 워밍업 시간이 없다보니 이는 그대로 경기에서 드러난다"며 "보다 뛰어난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경기와 경기 사이에 충분한 시간이 확보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기장 확충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인근의 부산에서는 경기장이 부족해 경기를 못하는 팀이 많다보니 타 지역 리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 사무국장은 "야구장 2개면만 더 늘려도 30개 팀 정도는 더 소화가 가능하다"며 "이들이 거제에서 1주일에 한 차례 숙식을 한다고 치면,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당 평균 20명의 선수가 뛰고 있으며 30개 팀이면 600명에 이른다. 이들이 숙식 비용으로 하루 6∼7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3600만∼4200만원이라는 산술적인 근거가 나온다. 이를 매주 리그가 진행되는 8개월로 계산하면 그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 지원을 늘려라! 야구 메카를 위해
현재 거제시야구연합회에 시에서 지원되는 금액은 1년에 200만원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동호회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시 지원을 받지 말자"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거제시야구연합회가 각종 리그 등을 치르면서 1년에 쓰고 있는 돈은 2억∼2억5000만원 정도. 이들 대부분이 팀당 300만원씩 내고 있는 연회비로 충당되고 있으며, 나머지 부족분은 스폰서를 통해 메우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연합회에서 모든 금전적인 것을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행정의 뒷받침만 제대로 된다면 거제는 야구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겨울에는 학교 야구부의 동계훈련지로 거제가 각광을 받고는 있지만 야구장이 부족해 기간을 나눠 10팀 정도 밖에 소화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스토브리그도 같은 이유로 10팀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

신 사무국장은 "학교에서 동계훈련을 오게 되면 학교 관계자는 물론 선수들의 학부모까지 함께 동행, 거제에서 숙식을 하며 쓰고 가는 돈이 엄청나다"며 "인프라가 충분한 만큼 최적의 동계훈련지로 만들어 낸다면 거제시 전체에 기여하는 경제적 기여도와 홍보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를 여러 차례 찾은 허구연 해설 위원과 대한야구협회·한국프로야구위원회 관계자들도 "왜 이렇게 좋은 환경을 활용하지 못하냐?"고 할 정도로 거제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김 회장은 "창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9구단인 NC 다이노스 3군이 4월부터 거제에서 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조건만 더 갖춰지면 NC 2군도 거제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이 남해보다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이 거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거제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야구를 전략적으로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야구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등에 업고 파이팅을 외치며 야구를 즐기는 1000여 명의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 그들의 한결 같은 바람은 '야구 메카 거제'다. 그 바람이 언제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도 하청야구장에서는 경기에 열중하는 동호인들의 가쁜 숨소리와 함께 굵은 땀방울이 영롱한 햇살을 받으며 맑게 흘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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