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상문고등학교가 지난 5일 제1회 입학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160여 억원을 들여 교실과 도서관, 시청각실, 보건실, 과학실 등 71실을 갖췄으며, 이번 입학식에서는 12개 일반학급과 1개 특수학급 등 모두 13개 학급에 473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하지만 아직 건물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학교 곳곳이 위험에 노출돼 학생들의 안전이 심히 걱정되는 상태다. 학교 곳곳에서는 공사용 자재와 장비들이 널브러져 있으며, 도서관이나 과학실 등에는 학생들의 수업에 필요한 집기 조차 구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가 늦어져 위험스럽고 흉물스런 학교 내 사정은 그렇다 하더라도 학부모들의 심기를 더욱 건드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통학로 부분이다. 거제시가 뒤늦게 통학로 확보를 위해 인도 공사를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빨라야 이번 달 말이나 가능하다고 한다.학교 관계자는 유난히 추웠던 겨울 날씨와 부지 매입 문제로 공사가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통학로 부분은 사전에 교육당국과 행정이 준비를 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구불구불한 왕복 2차선 도로에 그나마 도로 한 켠을 자리하고 있는 불법주차 차량들 사이를 헤집고 도로를 인도삼아 등·하교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언론 등을 통해 학교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며, 인도 공사가 한창이라는 소식만 접했던 학부모들은 실제 현장을 보고나서는 대부분이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였다.

"많은 기대를 했던 신설학교라 실망감을 넘어서 배신감까지 든다"며 "준비성이 부족했던 교육당국과 행정에 대한 신뢰가 무참히 깨진 것 같다"고 심한 질타를 퍼붓는 한 학부모의 말처럼 시민들의 분노는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20일 전후로 학교 건물 공사가 완료된다고는 하지만 준공에 급급한 나머지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래저래 학부모와 시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수업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상문고 신입생들은 연일 '서바이벌 게임장'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언제 어디서 총탄이 날아들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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