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앞쪽과 옆쪽에만 부착돼 시민불편 초래 … 승차위해 뛰어오다 허탕치기 일쑤

지난 25일 시내버스를 타기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 주부 A(34·고현동) 씨. 10여 m 앞 정류장에 시내버스가 도착한 것을 본 그는 달음박질을 했다. 배차시간이 짧지 않아 한 번 놓쳐버리면 오랜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 보니 그 버스는 자신이 타려던 버스가 아니었다. 버스 뒤편에 번호판이 없어 무작정 뛴 결과였다.

A 씨는 "다른 도시에는 버스 노선번호가 차량 앞뒤에 모두 부착돼 있어 멀리서도 보기 편리하게 돼 있는데 거제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번호를 확인할 수 있을 때는 모르겠지만, 버스 뒷면만 보면 노선번호를 확인할 수 없어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지역 시내버스에 노선번호가 차량 앞면이나 옆면에만 부착돼 있어 시민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행정에서는 번거로움을 이유로 시민불편 해소에 적극성을 띠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서울과 부산 등 타 도시에는 시내버스 노선번호가 차량의 앞면과 옆면, 뒷면 모두에 설치돼 있어 어느 위치에서든 노선버스를 쉽게 볼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지역 시내버스에는 차량의 앞면과 옆면에만 노선번호가 부착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버스 뒤쪽에서는 노선번호를 확인 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급하게 시내버스를 타야하는 시민들은 차량의 옆쪽이나 앞쪽을 확인한 뒤 승차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차량 뒤쪽에도 노선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노선번호 확인을 위해 뛰어오는 이용객들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어 차량 후면에도 노선번호를 설치하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민 B(62·옥포동) 씨는 "시내버스 이용객은 여성들,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버스 노선표를 확인하기 위해 허겁지겁 뛰어오는 어르신들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타 도시는 차량별로 지정된 노선만을 운행하는 지정배차를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시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한대의 차량으로 여러 노선을 운행해야 해 매번 번호판을 교체하기에는 번거로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차량 앞면에 설치돼 있는 LED 번호판의 경우 1개 설치비만 2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면서 "새로 늘어나는 버스를 포함해 92대에  LED 번호판을 설치할 경우 1억5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해 당장은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스도착시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시내버스 ARS 이용안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 할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버스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일교통 윤명석 노조위원장은 "배차시간이 짧아 버스운전사들이 번호판을 일일이 교체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만큼 차량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버스가 출발할 때 뒤따라오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월4일부터 시내버스 일부 노선이 개선된다. 시에 따르면 기존 86대였던 버스를 92대로 늘려 고현동 순환버스를 타 면·동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동·남부면에 순환버스가 도입된다.

또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해 순환버스 배차시간을 기존 40분 간격에서 15분으로 줄이며, 중간 환승제를 도입해 노선길이를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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