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칼럼위원

▲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배가 몹시 고픈 멧돼지 한 마리가 숲속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먹을 것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먹을 것을 찾아서 헤매고 다닌 지 벌써 며칠이 지났지만 먹이를 찾지 못했습니다.

큰 감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몇 개의 빨간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입을 대 보니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꿀과 같이 달았습니다. 익어서 떨어진 감 홍시였습니다.

배가 몹시 고팠던지라 정말 맛있게 그 감 홍시를 먹었습니다. 떨떠름한 도토리와는 비교가 안됐습니다. 감 홍시를 맛있게 먹고 난 이후 배가 부른 다음에 멧돼지는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도대체 이런 맛있는 것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는 결론 내리기를 아마도 땅속에서 솟아나왔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땅을 열심히 파도 그 홍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람쥐들이 땅속에 숨겨놓은 작은 도토리들이 섞여 나왔을 뿐이었습니다.

멧돼지는 홍시가 나올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열심히 파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파면 팔수록 큰 돌들이 섞여 나와서 작업은 점점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맛있는 감 홍시를 다시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어려움은 능히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멧돼지의 주둥이에서 피가 나고 살은 헤어졌지만 그렇게 며칠을 파고 파도 홍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땅 파는 일에 집중하느라고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는데 기진맥진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원하는 홍시는 찾지 못하고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벌러덩 드러눕게 된 멧돼지의 눈앞에 무언가 빨간 것들이 가물가물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몽롱해져 가는 정신을 다시금 차리고 집중해 살펴보니 그것은 자신이 그토록 땅 속에서 찾고자 하던 홍시였습니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감 홍시를 발견한 멧돼지는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어갔다고 합니다.

"멧돼지들이여, 홍시는 땅 속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다!"

그렇습니다. 홍시는 감나무 위에 열리며 감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열매입니다. 결코 땅에서 솟아나는 열매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맛있는 감 홍시를 구하기 위해서는 땅 속을 뒤지는 것이 아니라 위를 쳐다보고 위를 바라봐야 합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진정 바라봐야만 하는 하늘은 바라보지 않고 세상속에서 진귀한 것을 얻고자 멧돼지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래 우리 인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 일반 동물들과는 다르게 창조하셨습니다.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동물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아니라 땅을 바라보면서 살도록 창조됐습니다.

땅에서 먹을 것을 찾고 땅에서 기쁨을 얻으려고 합니다. 땅을 중심으로 해서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동물들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땅만을 바라보며 사는 존재가 아니라 천상의 세계인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창조됐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창세기1:27에 보면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됐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이마고 데이'(Imago Dei)를 나타내는 말로서 하나님의 영적인 형상과 정신적인 형상을 의미하는 말로서 우리 인간은 하나님과 더불어 함께 하면서 하나님과 긴밀한 교제를 나누며 살아야 하는 존재요, 그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며 창조목적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헬라어로는 사람(인간)을 '안드로포스'(Andropos)라고 합니다.

이 '안드로포스'라는 말의 의미는 바로 "위를 바라본다"는 뜻이요, 천상의 세계인 "하늘을 쳐다본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우리 인간은 이 세상 속에서 이 세상만을 바라보며 사는 동물적인 삶이 아니라 하늘의 세계, 천상의 세계, 신령한 영적인 세계를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찾고 그 선하신 뜻에 합당하게 응답하며 사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야 할 줄로 믿습니다.

이 2013년을 살아가는 우리 시민들의 삶이 멧돼지와 같은 동물적인 삶이 아니라 안드로포스의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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