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가족뮤지컬 ‘오세암’

“정말 마음을 다해부르면…엄마가 와줄까요?”

故 정채봉 작가의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가족뮤지컬 ‘오세암’이 오는 30일부터 5월3일까지(오전 9시30분·11시10분·오후 1시30분)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2002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만날 수 없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찬 감동의 뮤지컬이다. 20여곡의 주옥같은 선율과 깊이가 느껴지는 노랫말이 타악기의 리듬에 맞춰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밝고 섬세하게 덧칠한다.

특히 산속에서 울리는 경쾌한 타악 퍼포먼스와 대형 강풍기를 동원, 바람과 눈보라가 무대와 객석을 뒤흔들며 관객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펙터클한 연출이 압권이다.

또 원작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실제 설악산 정상에 위치한 ‘오세암’의 모습과 숲에 가려진 길가의 돌멩이, 나무 한그루까지 표현한 세심한 무대 장치도 작품 속 남매의 숨결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일등 공신이다.

“나쁜 아이들도 엄마가 있는데 나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다섯 살배기 ‘길손이’와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차마 하지 못하는 눈먼 누나 ‘감이’가 ‘오세암’의 두 주인공.

앞을 보지 못하는 누나에게 ‘길손이’는 말로 그림을 그리고, 누나 또한 어둠 속에서 빛을 떠올리며 둘은 조그만 시인이 된다. 엄마를 만나보고 싶다는 소원을 품고 살아가는 어린 두 남매의 엄마를 향한 긴 여정. 한국적인 색채와 전문 뮤지션들이 참여한 완성도 높은 음악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원작동화가 가진 시적 투명성이 뮤지컬 형식을 통해 결 고운 시적 운문형태로 만들어진 뮤지컬 ‘오세암’은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의 맑은 시선을 관객들에게 투명하게 열어준다.

원작의 아름다움이 서정적 음악으로 되살아나고 뮤지컬 특유의 춤과 노래, 음악이 원작을 능가하는 이번 공연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보석 같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 준다. 입장료는 R석 1만5천원, S석 1만2천원.

  작품줄거리

눈먼 소녀 ‘감이’와 다섯 살 난 ‘길손이’에겐 서로가 세상의 전부다. 엄마의 기억이 없는 ‘길손이’의 평생 소원은 한번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둘은 어디 있는지 모를 엄마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막 추운 겨울이 시작되려는 즈음 한 마을에서 ‘설정 스님’을 만난다. 스님을 스님 아저씨라 부르며 절집 생활을 시작하게 된 두 꼬마. 그러나 순진 발랄이 도를 넘어 엽기적이기까지 한 ‘길손이’는 순식간에 조용한 절집을 뒤집어버린다.
그러나 밝음 그자체인 것 같은 ‘길손이’에게도 밖으로 내보이지 못하는 슬픈 소원이 하나 있다. 한번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엄마’라고 큰 소리로 마음껏 불러 보는 것이다.
‘길손이’는 ‘설정 스님’을 따라 겨우내 작은 암자에서 마음의 눈을 뜨는 공부를 하기로 한다. 정말 마음의 눈을 뜨면 엄마를 볼 수 있을까? 마음을 다해 부르면 엄마가 내게 와줄까?
‘설정 스님’이 마을로 내려가 ‘길손이’ 혼자 암자에 남은 어느 밤. 한바탕 하얀 폭설이 온 산하와 암자를 가득 덮은 그 밤 암자에서 혼자 잠든 ‘길손이’는 자신을 품에 안고 정성스럽게 토닥거려주는 손길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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