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칼럼위원

▲ 천창수 송진교회 목사
램브란트라는 화가가 있다. 그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다. 그는 먼저 예수님을 그린 다음 그 주변에 예수님을 죽이라고 소리치며 그 분을 십자가에 못 박는데 동조하는 군중들을 그렸다. 그런데 그 군중들 가운데 한 사람을 자기 얼굴로 그렸다.

'이 군중 가운데 내가 있다. 내가 바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장본인이다.'라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하나님께 무릎 꿇고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이여,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못 박았습니다. 내가 예수를 못 박는 이 무리들과 한패가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나는 겉잡을 수없는 슬픔을 가지고 대성통곡을 했노라"고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은 죄라는 말을 듣기를 거북해 한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잘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죄인됨을 아는 거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깊이 인식하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것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그것 때문에 십자가를 부둥켜안는 그 사람이 하나님의 넘치는 위로를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죄인됨을 인정하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십자가를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죄인이다는 사실을 아는 은혜가 있을 때 우리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바로 보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깨달아 알게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면서 하신 일은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대신에 자기의 의를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그래서 십자가 위에서 죄 없는 예수님은 죄인이 됐고, 죄 있는 나는 의인이 됐다.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은 죄인에서 의인으로 우리의 이름을 바꿔 주셨다. 내가 죄인됨을 알고 인정할 때 우리는 십자가 위에서 베푸시는 이 은혜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맥스 루카도 목사님은 자신이 경험했던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예수님께서 주신 이 의의 은혜를 설명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교회 직원들과 함께 쿠키파티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은 각자 자기가 만든 쿠키 한 접시를 가지고 오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만든 쿠키든지 간에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목사님은 쿠키를 만들 줄 몰랐다. 그래서 고민끝에 교회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하소연 했다.

"나는 쿠키를 만들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위해서 쿠키 한 접시만 만들어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이 파티에 기꺼이 참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그러자 교회직원 중 한 자매가 정성껏 쿠키 한 접시를 만들어서 목사님에게 드렸다. 목사님은 그 쿠키 한 접시를 들고는 파티에 참석했다. 그리고는 파티석상에 준비돼 있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온 다양한 쿠키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나라에 파티를 열어놓고 계신다. 그것은 쿠키파티가 아니다. 그것은 의의 파티이다.

누구든지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의를 가지고 오면 하나님께선 무조건 받아주고, 하늘나라에 있는 모든 행복과 기쁨을 누리도록 만들어 주신다. 뿐만 아니라 영원히 영생할 수 있는 복을 선물로 주신다.

우리가 이 은혜를 받는 길은 내가 죄인임을 알고 십자가 밑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오직 십자가 밑에서 나대신 죄인이 되신 예수님, 그리고 자기의 의를 나에게 넘겨주신 예수님, 자기는 죄인이 되고 우리는 의인으로 만드신 이 예수님의 은혜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의를 얻게 된다. 그러기에 내가 죄인됨을 아는 것이 은혜 중에 은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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