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윤성원 거제불교 거사림 교양대학 2기 학생회장
시간은 계절에 고개 숙이고 계절은 아무 자취도 남기지 않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것이 닥치는 모든 일에 대해 어느 것 하나라도 마다하지 않고 긍정하는 사회인이 되어간다.

무엇을 구한다거나 버린다고 하는 마음이 아니라,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 붙잡지 않는 대 수용의 사회인이 돼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불생불멸 일체의 경계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는 사회인이 될 것이다. 욕심과 성냄을 놓아 버린 자는 살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했을 경우 욕심에 집착함은 끝이 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때로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설상가상인 경우도 있다. 그런다고 흔들린다면 끝내는 자유인이 될 수 없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데 우리를 유혹하는 손이, 우리 마음을 흔들게 하는 일이 무수히 많다.

명절이 다가온 지금 시점은 더더욱 그러하다. 사회인은 짐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수고로움을 면할 수 없다.

짐을 내려놓지 않는 사회인은 먼 희망을 가기도 어렵고, 홀가분하게 나아가기도 어렵다. 게다가 진정한 자유를 맛 볼 수도 없을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있는 쉼은 곧 삶의 활력소다. 쉼을 통해 우리는 삶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쉼이 없는 삶이란 노예의 삶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 마음이 고요해지면 쉼을 생각한다.

쉼이 없는 삶을 가정해보자! 그것은 삶이 아니라 희망이 없는 삶 뿐이며, 아무리 아름다운 선율이라도 거기서 쉼표를 없애버린다면 그것은 공해일 뿐이다.

부처님은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해방된다고 하신다. 내려놓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자유 없는 삶이요, 노예일 뿐이다.

옛 스님 말씀 중에 "산은 날보고 산같이 살라하고 물은 날보고 말없이 물처럼 살라하네"라고 하신 말이 있다.

산은 가만히 우뚝 서있으면서 쉰다. 물은 부지런히 흐르고 있으면서 쉰다. 사회를 다르게 보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

쉰다는 것은 내려놓는다는 것이다. 마음이 대상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마음으로 짓고 마음으로 되받는 관념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몸이 벗어나는게 아니며 몸이 쉬는게 아니다. 마음으로 지어 놓고 그 지어놓은 것에 얽매여 옴치고 뛰지 못하는 마음의 쇠고랑을 끊는 것, 마음으로 벗어나고 마음이 쉬는 것이다.

쉼에는 어떤 대상이 없다. 고정된 생각이 없고 고정된 모양도 없다. 흐름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쉼은 대긍정이다.

'오는 인연 막지 않는 긍정, 가는 인연 잡지 않는 긍정'. 산이 구름을 탓하지 않고 물이 굴곡을 탓하지 않는 것과 같다.

물은 언제나 고요하고 바람과 굴곡이 물을 흔들게 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 물을 흔들린다고 투정하지 말자.

명절이라 흔들리는 것은 쉼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은 공의 세계를 항상 생각하라 하신다. 없는 것도 있는 것도 없다 하신다.

누구나 내 것이기를 바라고 원하는 것은 본능이지만 본능이 사회에 쉼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그 길은 쉼에 있고 물들지 않는 매달리지 않는 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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