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칠 목사

'히스기야 왕'하면 생각나는 것이 '성왕' '성공한 지도자' 이다.

이와 비슷한 평가를 들을 만한 사람으로는 요셉이 있고 욥도 성공한 사람이요 다윗은 더더욱 그런 평가를 들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게서 또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면 역경과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죽을 뻔 했던 요셉, 아들 일곱 딸 셋 그리고 가지고 있던 재산들마저 하룻밤사이에 없어져버리고 자신의 몸마저 병들어 누웠던 욥, 10여 년간 사울 왕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죽을 뻔 했던 다윗, 이들의 성공 이면에는 위기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너무도 많이 따라다녔던 것을 볼 수 있다.

거기에 오늘 우리가 상고할 사람 히스기야는 어떠했던가?

그가 왕위에 있은 기간은 29년, 그중 전체 재임 기간의 절반이 되는 14년이 되는 해까지 히스기야의 유다는 내적으로는 공사 중이었고 외적으로는 전쟁 중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상당한 고난의 14년이었다. 그 중에도 가장 어려웠던 일은 놋뱀을 없애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그로부터 700여 년 전 그의 조상들이 광야에 있을 때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면서도 감사하지 못함으로 하나님은 그들에게 불뱀을 보내시게 되었고, 많은 사람이 그 불뱀에게 물려 죽자 모세의 호소에 하나님은 다시 놋뱀을 만들어 장대에 높이 달게 했다.

그 뱀을 쳐다보는 사람은 누구든지 살아나게 됨으로써 모두가 신기하게 여겨 숭배해 오던 그 놋뱀을 가리켜 히스기야는 느후스단 곧 구리조각에 불과한 것이라고 하면서 가루로 만들어버렸으니 이런 일을 할수 있기까지 히스기야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한 번 생각 해 본다.

거기다가 밖으로는 끊이지 않은 앗수르의 침략이 히스기야로 하여금 하루도 편하게 쉴 수 없도록 했으며, 그 중에서도 14년이 되는 해의 앗수르는 이제 유다로 하여금 풍전등화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 같게 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앗수르왕 산헤립은 그의 신하 랍사게를 시켜 최후통첩을 보내고, 궁지에 몰린 히스기야는 최후의 결정을 해야할 만한 위기 중 위기의 상태로까지 내몰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히스기야의 신앙은 이런 외형적인 위협이나 어려움에 굴하여 변형되거나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고 정도만을 걷게 되는 전형적인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한 사람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것이 위기를 기회로 삼은 히스기야의 스토리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위기를 성공의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 위기라는 엄포에 굴복해 신앙마저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히스기야의 최후만큼 어렵겠는가? 이런 때에도 믿음을 잃지 않았던 히스기야를 기억하기 바란다.

모두가 살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하나님께 매어 달리자. 히스기야의 하나님은 오늘도 매어달리는 자의 얼굴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위기가 성공으로 도약하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으니, 모든 위대한 사람들에겐 동일한 위기라는 기간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모든 분들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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