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테마박물관, 9월 한 달간 ‘한국 담배 시대별 변천사’ 특별전 개최

우리 현대사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 담배로 엮어낸 전시가 열린다.

해금강테마박물관(관장 유천업·경명자)은 1일부터 30일까지 9월 한 달간 ‘그때 그 시절-담배, 그 추억과 낭만의 이야기’라는 부제로 ‘한국 담배 시대별 변천사’ 특별전을 연다.

우리가 흔히 보는 모든 것들에 그것만의 역사가 있듯이 담배 또한 무심코 지나친 시간 속, 우리와 그 역사를 함께 했다.

격동하는 시대에 내뿜었던 과거의 담배에서부터 현재 출시되고 있는 담배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는 늘 우리의 추억과 낭만이 서려있다.

그렇다면 그 한 켠의 역사를 담배를 통해 보는 건 어떠한가? 

해방 이후, 우리나라 공식 최초의 담배 ‘승리’는 조국 해방을 기념하기 위하여 나온 담배로, 그 당시 가격은 3원이었다.

당시 두꺼운 책 한권의 가격이 3원이었고, 버스 6구간의 값이 3원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비쌌는지 알 수 있다. ‘승리’ 외에 1940년대에 나온 담배는 총 10가지로, ‘장수연’, ‘백두산’, ‘공작’, ‘무궁화’, ‘백구’, ‘계명’, ‘샛별’, ‘백합’, ‘화랑’ 등이 있다.

1950년대에 나온 담배는 사회가 어느 정도 안정됨에 따라 ‘건설’, ‘파랑새’, ‘진달래’, ‘사슴’, ‘아리랑’ 등 그 이름도 부드러워졌다. 그중 ‘건설’은 한국전쟁 중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격려의 의미를 담아 발매된 담배였으며, ‘풍년초’는 농촌의 풍요와 풍년을 기원하는 농민담배였다.

1960년대에는 5·16혁명 직후 재건 의욕을 강조한 ‘재건’이 나왔고, 새마을 운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새마을’이 출시됐다.

1970년대에는 충무공의 애국심을 기리는 담배 ‘거북선’이 발매되면서 80년대 초까지 그 인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솔’이 나오면서 그 인기는 주춤하게 된다.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거북선’파와 ‘솔’파로 나뉘어 두 가지의 스타일을 보여줬다.

‘거북선’파는 군대를 갓 전역한 복학생들이 거북선의 입에서 연기를 내뿜듯 연기를 뿜으며 거친 면모를 보인 반면, ‘솔‘파는 얌전한 댄디보이의 면모를 보여줬다.

1970~1990년대 담배는 어느새 2,000원이 넘는 고급화가 이루어지고, 그만큼 다채로워졌다.

이같이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담배인 1940년대의 ‘승리’부터 시작해 현인의 ‘전우야 잘 자라’로 유명해진 ‘화랑’ 담배, ‘거북선’ 담배와 ‘솔’ 담배를 거쳐 2000년대의 ‘리치’ 담배까지 한국 사람들이 피웠던 담배 300여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그 이름만 들어도 향수를 자극하는 옛 담배들을 관련된 일화들과 함께 예전의 우리네 삶까지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담배 ‘자유’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스토리 일병의 유품 속에서 발견된 담배로, 옛 전매청이나 한국담배인삼공사 KT&G의 담배자료집 등의 기록에도 전혀 없는 희귀자료로써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유천업 관장은 “금연이 대세인 요즘에 담배로 전시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담배 속에 우리나라의 역사가 배어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서 어른들에게는 담배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고달팠던 옛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G의 자료협조를 받아 해금강테마박물관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는 이달 말까지 해금강테마박물관 야외 다목적 홀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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