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칼럼위원
모든 가족이 잠든 시간, 한밤중에 자신의 집에 도착하게 된 이 선비는 방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뜰에서 이상한 신발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자신도 전혀 보지 못했던 남자의 신발이었습니다. 방안을 유심히 살펴보니 머리를 빡빡 깎은 웬 사내와 함께 자신의 아내가 다정히 안고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이 선비는 자신의 집에 있는 도끼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자기 부인을 끌어안고 잠을 자고 있는 그 사내와 아내를 향해 내리찍으려고 하는 순간, 선비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글귀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그 글귀는 다름이 아니라 "忍之爲德(인지위덕)"이라는 말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참으면 덕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려 참아보기로 결심하고 들었던 도끼를 방바닥에 놓고 호롱불을 켜서 자세히 살펴보니 머리를 빡빡 깎은 그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여승이 된 자신의 처제였다고 합니다. 여승이 된 자신의 처제가 시주를 얻으러 다니다가 언니 집에 와서 오랜만에 만난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곤하여 지금 잠을 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그때 선비가 참지 못하고 화가 난 대로 도끼질을 했다고 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됐겠습니까? 참으로 경악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그 행동을 실천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것을 우리는 절제라고 합니다. 이 절제를 헬라어로 표현하면 '앵크라테이아'라는 말로서 "자기 통제"를 의미하는 말이요, "자기 관리"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래서 영어로 절제를 표현할 때 "Self control"이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것,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바로 절제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잠언25:28에서는 "자기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온전히 관리하지 못하면 언제 어떤 불행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5:16-17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그랬습니다. 육체의 소욕을 쫓아서 사는 사람, 육체의 욕망을 쫓아서 사는 그 사람은 잠깐 동안의 쾌락을 누릴 수 있고 향락을 즐길 수 있고 기쁨을 맛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영원한 즐거움과 기쁨은 누릴 수 없습니다.
거제신문을 애독하시는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가 진정 심혈을 기울여 잘 관리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눈에 보이는 재물만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아닐까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바로 다스려 내 가족과 내 주변에 있는 많은 이웃들에게 참된 위로와 소망을 줄 수 있는 복된 삶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