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세계’는 도심의 차 안에서 피곤에 졸고 있는 들개파 중간 보스 ‘강인구(송강호)’의 모습으로 시작한 뒤 그가 텅 빈 대 저택에서 혼자 걸레질 하는 것으로 끝난다.

가족에 살고, 가족에 죽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이야기를 그린 ‘우아한 세계’는 올 상반기 최고의 수작으로 기대되고 있는 작품이다. 현실에 기반을 둔 시나리오와 송강호, 박지영, 오달수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은 자연스런 웃음과 눈물을 터트리기에 충분하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평범한 가장이고 싶은 ‘인구’의 이야기를 사려 깊은 시선으로 그려낸다. 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겪을 수 밖에 없는 갈등과 눈물, 어려움 등을 스크린에 담담히 옮겼다.

특히 영화 전편을 짊어지고 거의 모든 신에 등장하는 ‘송강호’의 연기는 여유작작하다. 그의 눈물은 눈이 아니라 악다문 어금니 새로 흐른다.

극중 ‘송강호’의 죽마고우이자 라이벌 조직 간부로 등장하는 ‘오달수’의 연기 또한 일품. 최근 충무로 최고의 개성파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그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다.

폭력조직 들개파의 중간 보스인 ‘강인구(송강호)’는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아파트에서 복닥거리며 사는 가족들로부터 가장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아파트 사업 건으로 크게 한몫 잡아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려 한다.

하지만 어느새 사춘기에 접어든 큰 딸 ‘희순(김소영)’은 아빠의 남다른 직업(?) 때문에 아빠를 멀리하고 부인 ‘미령(박지영)’도 제발 안정된 직업을 가지라고 잔소리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조직 일도 열심, 아빠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구’. 형님 소리 듣는 것보다 좋은 아빠 소리 듣기가 더 어려운 한 남자의 치열한 일상은 오늘도 계속된다.
4월5일 ‘CGV거제’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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