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조정래 著

원희정(41·옥포복지관 사회복지사)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아리랑을 읽어 나가는 동안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았다. 오직 나의 가족, 나의 직장, 나의 친구 이렇게 '나'와 관련된 것에만 관심을 가지며 잘되길 바라고 아주 작은 것에 집착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겨 12권, 4부 동트는 광야를 마지막으로 덮으며 "아! 나의 조국은 이렇게도 아팠구나"라며 내가 아닌 주변을 둘러보게 했다.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린 모든 사람들의 삶이 스치고 지금의 나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의식으로 친일을 통해 잘 먹고 잘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 또한 스친다. 그 중에서도 악랄한 취조와 고문으로 삶을 마감해야했던 독립투사들의 행동은 눈물과 함께 가슴에 불덩이가 쏟아지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내가 너무나 편안해서 잊고 살았던 이야기들. 언젠가 초등학교 5학년인 작은 아들 녀석에게 "통일은 왜 돼야 할까?" 질문한 적이 있다.

아들 녀석의 답이 상상 이상이다.

"엄마, 통일되면 우리가 좋은 게 뭐지?"

정말 이기적인 답변이 아닌가. 꼭 우리에게 이익이 있어야만 하는가.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통일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봤는가? 아리랑을 통해 '나'만의 의식을 잠재우고 대한민국이란 큰 산을 진정으로 보고 느끼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리랑은 민족분단의 비극이 바로 식민지시대의 결과라는 사실을 명백히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 시대의 역사를 왜 바르게 알아야 하는지도 알게 한다.

다가오는 8월 24일은 딸아이의 14번째 생일이다. 이 날은 평소 딸아이가 관심을 많이 가지는 다문화 가정을 방문해 뜻 깊은 하루를 보낼까 한다.

우리가 아닌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던 나의 삶이 단번에 변할 순 없겠지만, 이렇게 조금씩 변해 가기를 기대한다. 내 인생을 바꾼 책, 조정래 선생님의 <아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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