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도전끝 전작 2,500장 ‘거제도’

“역사는 사실로 존재했던 소설이며, 소설은 존재할 수 있었던 역사다.”

한국전쟁문학 55년 숙원이었던 거작이 드디어 탄생했다.

손영목씨(팔랑포 출신)가 한국문학 최초 거제도포로수용소에 8년 도전 끝에 소설 ‘거제도’(동서문화사, 1·2권 각권 9,800원)를 최근 펴냈다.

저자 손영목씨는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은 거제도 옥포만의 작은 어촌, 내 인생의 소박한 꿈이 자란 곳이다, 유년시절 길섶 자드락에서 수용소 포로들이 경비병들의 감시속에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자기네 묘지를 조성하는 모습도 보았고, 외곽 철조망 사이로 피란민과 포로들의 물물교환 장면도 목격했다. 그 강렬한 기억들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이 작품 준비에서 집필까지 8년이 걸린 것은 주제 자체의 중압감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용소를 둘러싼 철조망은 도살의 칼날이 번득이고 유혈이 낭자한, 출구없는 짐스의 우리나 다름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고, 적과 동지를 가려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했다. 친공·반공의 이데올로기는 그 야만적 상황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하나의 허구적 망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설은 평화로운 거제도에 드리워진 포로수용소의 어두운 그림자, 야산 둘레에 펼쳐진 거대한 수용소군도, 그 속에서 벌어지는 피비린 이데올로기 전쟁과 공포의 절규를 보여준다.

거대한 포로수용소에 존재하는 절대 공존할 수 없는 두 이념, 잔혹무비한 또 하나의 전쟁은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그리고 있다.

1권(폭풍), 2권(풀꽃) 등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거제도에서 나고 자라난 작가가 보고 느낀 전쟁의 잔혹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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