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석 시조시인(무원 선생의 장남)

▲ 김한석 시조시인/무원 선생의 장남
거제의 노래 가사 가운데 몇 개 어휘가 원본대로 알려지지 못하여 거제신문을 비롯하여 많은 시민들이 안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근본을 찾아 명시하는 일은 삶의 터전을 가장 올바르게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이런 뜻에서도 거제의 노래 바른 표기 운동은 시의를 놓칠 뻔했던 크나큰 소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제 시민으로서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상고해보는 소명감까지 느낀다고 생각됩니다.

거제의 노래 가사 가운데서 자주 정확성이 요구되는 어휘도 우리들이 다 같이 다시 음미해보면 원본대로 표기해야만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어휘들은 거제의 역사, 풍광, 그리고 정서에 융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의 법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국어사전에서도 ‘갈고지’ 라는 지명을 제외하고는 바른 뜻을 유추해볼 수 있어 다른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거제의 노래 가사 가운데 틀리기 쉬운 몇 개를 원본대로 적어보면 뜻하는 바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갈고지>

거제 해금강 지역을 일컫는 우리말 지명 이름입니다. 굳이 국어사전적 사실을 첨색해보면, <갈곶(乫串)><갈고지> ‘곶(串)’은 지명 밑에 붙어 ‘갑(岬)-바다나 호수로 뾰죽히 내민 땅’의 뜻을 나타내어 <갈고지>는 ‘갈곶’이라는 명사에 어조(語調)를 고르는 ‘~이’가 덧붙여 ‘갈곶이’‘갈고지’로 지명화 되고 있습니다.

 

<구비구비>

<굽이굽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러 굽이로 굽이진 모양>으로 되어 있어 <구비구비>는 <굽이굽이>의 옛말에 가깝습니다. 서울과 멀어지는 지방일수록 토속고유어나 옛말이 더욱 오래도록 보전되어 우리 거제에서 순수한 우리말의 옛모습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여지러진>

<여지러지다> <야지러지다> <이지러지다>등의 ‘센말’ 또는 ‘모음동화현상’이며, <여지러진>은 관형형 형용사로 볼 수 있습니다. 파랑풍상에 마모된 바닷가의 바위가 이런 모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까시리>

<우뭇가사리, 우무까사리, 우묻까사리> <가사리> <우뭇가시>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까시리>는 <우무까사리>의 ‘준.센말’로 바닷말(海藻)을 말합니다. 바닷속의 모래나 암초에 붙어 살고 우무의 원료가 됩니다.

 

<아기>

 사전에 나와 있는 이 말의 가장 적합한 뜻은 부모나 시부모가 나이 어린 딸이나 며느리를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기는 아이를 귀엽게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거제의 노래 가사 가운데 이 말은 딸이나 며느리가 생계의 형편을 도와 바닷가에 나아가서 미역이랑 까시리랑 캐어오는 아름다운 모습을 표상하고 있다고 봅니다.

 

▲ 무원 선생이 거제의 노래 완성을 위해 단계적 추고과정의 유품.
<꿈을랑>

<꿈을랑>

 

‘을랑’은 우리 말의 특수조사로서 관형사형 어미 ‘은’을 특별히 강조하는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실고>

원형 ‘싣다’의 ㄹ변칙으로 보면 됩니다. ‘~실으니’ ‘~실어서’ ‘~실고’로 변용됩니다. 물건을 운반할 때 이런 말을 씁니다.

 

<등에나>

만약에 ‘등에다’라고 하면 이것은 지시적이고 한정적인 언어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등에나’가 되므로 서 유연하고 다양한 모습을 일깨워주거니와, 꿈과 희망을 잃지않는 시적 감흥을 가일층 더해준다고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우리들은 극히 조잡한 지식으로나마 <거제의 노래> 가운데 몇 어휘들을 상고해보았습니다. 하루빨리 거제의 노래 가사가 원본대로 어휘가 변함없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무례한 사족을 달았음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원본은 거제의 노래 작사자이신 무원(蕪園) 김기호(金琪鎬) 선생께서 거제의 노래 가사를 지으실 때, 작품 완성을 위한 단계적 추고과정의 유품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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