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선생 지식경영법-정민 著

전기풍 시의원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지방정치 일선에 첫발을 내딛은 지 엊그제 같지만, 벌써 임기의 반절이 훌쩍 넘어갔다. 

나는 다독하는 습관이 있다. 평소 도서관에 다섯 권의 책은 내 책상 위에 빌려다 놓고 틈나면 읽는다.

내 인생을 바꾸게 한 책 중에는 '다산선생지식경영법'이 눈에 띈다. 다산 정약용은 암흑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를 건진 불빛이었고, 어려움에 닥칠 때마다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스승이었다.

다산선생지식경영법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하되 단계별로 나누고, 정보를 묶는 방법과 메모하는 방법, 토론과 논쟁, 설득, 실천 등 인생을 살아가는 다양한 방도를 제시해 주고 있다.

다산을 가리켜 경전의 미묘한 뜻을 낱낱이 파헤친 걸출한 경학자(經學者), 복잡한 예론을 촌촌이 분석해낸 꼼꼼한 예학자(禮學者), 목민관의 행동지침을 정리해낸 탁월한 행정가, 아동교육에 관심을 갖고 대안을 제시한 교육학자, 지나간 역사를 손금 보듯 꿰고 있던 해박한 사학자라 불렀다. 한마디로 통합적 인문학자다.

인문학은 깊이 들여다볼수록 감칠맛이 난다. 다산선생지식경영법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다산과 정조의 만남 대목이다.

다산은 날마다 과제를 주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신하들을 힘들게 한 정조의 엄격함을 통해 경학연구의 바탕을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의 모든 일상은 아직도 미로 속을 헤매고 있다. 또다시 하얀 밤을 지새우며 일독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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