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거제의 노랫말을 찾자’는 본보 보도 이후 뜻있는 지역민은 물론 향인들의 격려 전화가 빗발쳤다.

수많은 거제인의 관심과 격려에 우리는 감사하며 이를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무원 김기호 선생은 1953년 12월21일, 거제의 노래 초본을 내 놓고 작곡에 참고가 될 수 있는 편지형식의 글도 남겼다.

특히 당시 거제교육감이었던 청암(淸菴) 신용균 선생으로 추측되는 분과 주고받은 글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글귀마다 거제사랑이 흠뻑 배여 있다.

대표적인 글로는 거제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애틋한 향수를 주제로 했으며 극히 인상적이고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등장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작곡은 3번(三番)을 기준 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 점도 무원 선생의 향토사랑 마음을 제대로 표출한 것으로 짐작된다.

3번 노랫말에 등장한 ‘동백꽃 그늘’이며 또한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세월과 파랑(波浪)에 찍혀 나간 그 흔적, ‘여지러진 바위 끝에 미역이랑 까시리랑 캐는 아기 꿈을랑‘ 등의 진솔한 표현은 향토를 핏빛처럼 진하게 사랑하는 거제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런데 무원 선생의 숭고한 뜻도 모르고 그간 지역사회지도급 단체들까지 노래비를 세울 때마다 각기 다른 노랫말로 표기했음이 분명하다.

개인도 아니고 단체가 그것도 지역사회 선봉에서 시민 정도(正道)를 이끄는 단체가 이 같은 모순을 서슴지 않았다면 이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원본과 다른 거제의 노랫말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 추적, 바로 잡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무원 선생의 맏아들 시조 시인, 김한석 선생은 “마침 원본은 가사 내용과 여기에 선고된 어휘 낱말이 생명체의 신비를 능가할 만큼 창조돼 있음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라며 거제의 노랫말(가사)의 어휘 몇 군데는 시급히 정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그는 거제의 노랫말은 가장 빼어난 우리말을 그 노래 가사에 맞게 극히 자연스럽게 선택했다며 수정이나 또는 보강보다는 원본대로 계승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제 거제의 노래 올바른 정립을 위한 거제시 행정과 교육청, 또한 지역사회 각 단체들의 지혜를 모으는 수순만 남았다.

빠른 시일내 시민의 중지(衆智)를 모아 최대한 원본대로 계승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시대적 역사적 상황에 따라 노랫말 일부의 수정이 불가피할 경우, 무원 선생의 숭고한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측면에서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라도 본지의 노력으로 정확한 우리의 노랫말을 정립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자칫 우리의 실수가 훗날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어져 무원 선생의 숭고한 뜻을 깨우치지도 못한 채 우리의 노래는 영영 본질이 왜곡됐을 수도 있다.

노랫말이 틀린 거제의 노래, 숭고한 뜻이 왜곡된 거제의 노래를 우리의 후손들이 부르게 됐을 경우를 생각하면 가슴 한 편이 서늘해짐도 느낀다.

노랫말이 아무렇게나 표기돼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거제시와 거제교육청, 이번 기회에 깊이 반성하고 두 번 다시 이 같은 중대사를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해야 한다. 또한 거제시는 이번 기회에 무원 선생 업적의 재조명도 필요하다.

이번 ‘거제의 노랫말 원문 찾기’와 관련, 최초 모순을 지적한 무원 선생의 손자 김상우 향인(서울 동작구 대방동), 원본 자료를 보내주신 무원 선생의 장남, 그리고 각종 자료와 충고까지 아끼지 않으신 김청삼 무원 선생의 4촌 동생(하청 실전), 김숙태(하청), 양일웅(사등), 김백훈 선생님, 원본 해석 및 관련 고증인 소개와 각종 자료까지 챙겨 주신 장목초교 윤일광 교장 선생님, 이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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