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제 인근지역 양식장 화장실 부족이 노로바이러스 원인"

김한표 의원 "지정해역 재점검 등 정부차원 수출재개 대책 시급"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국내산 굴 수입을 금지시키면서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굴 양식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양식장 화장실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치국 농림수산식품부 양식산업과 서기관이 최근 한 농어민 관련 신문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남해안 굴에서 검출된 노로바이러스 감염 원인과 관련해 "국산 냉동굴을 생산하는 거제나 통영 인근 남해안 청정지역의 오염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안 서기관은 그러면서 "가두리 양식장의 범람과 굴 양식장 안의 낮은 화장실 보급 및 이용률, 근처 선박에서 유입되는 인분 등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양식어민과 선박어민들이 무분별하게 바다로 방출하는 인분이 노로바이러스를 양산하면서 남해안 일대에서 생산되는 양식 굴을 감염시켰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노로바이러스(Norovirus)란 비세균성 급성위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굴 등의 조개류에 의한 식중독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 간의 접촉에 의해 전염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조개류 위생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FDA 관계자를 남해안 지정해역 현지로 보내 바이러스를 점검한 결과 19종의 굴 샘플 중에서 17종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에 미국은 지난 달 1일 이전에 수입된 굴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권고하는 한편, 같은 달 18일부터는 미국 전역으로 한국산 굴·홍합· 대합·가리비의 수입 및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실제로 작년 11월 워싱턴 주의 한 식당에서 한국산 냉동굴 요리를 먹은 소비자 3명이 식중독을 일으켰고 검사 결과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 식품검역청(CFIA)도 지난달 26일부터 한국산 냉동굴 가공업체를 수출가능업체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CFIA의 조치는 미 FDA와 식품검역체제를 공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캐나다의 경우, 중국산 굴에서 멜라닌 오염·살모넬라균 등으로 리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일본산은 대지진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돼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좋은 한국산 냉동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특히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굴 생산량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역 어민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결론이다.

한편 김한표 국회의원은 굴 수출이 금지된 것과 관련해 지난 4일 국회에서 정부 관계자로부터 굴 수출 중단 및 생산해역 위생 관리에 대한 현황을 보고받은 뒤 수출 재개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국내·외적 기준 규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인 검사방법도 없어 감염여부 판단이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굴 수출 중단 조치는 지나친 조처"라면서 "굴 생산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굴 생산이 활성화되는 10월 이전에 미국과 지정해역 재점검 등 수출 재개 조치를 하루빨리 이행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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