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현 경상남도자원봉사협의회장

지난해 말을 시점으로 거제시 인구는 20만 명을 넘어섰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내면에는 조선 산업에 종사하는 직접인구 약4만5천여 명과(3인 가족기준)그 가족을 포함하여 13만 여명이 거제시민의 축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경제흐름에 따른 유동인구를 포함하면 시민의 약 75%가 조선 산업을 기반으로 하여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구감소로 자치행정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타 자치단체에 비하면 고무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거제시의 인구증가는 조선 산업의 경제특수와 맞물려 한시적으로 유입되고 있을 뿐, 조선 산업이 무너지면 거제인구가 급속히 유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 거제의 현실이고 맹점이다.

조선산업이 없는 거제에 과연 얼마만한 사람들이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살 것인가?  그리고 거제경제의 중심사업을 무엇으로 어떻게 메워 갈 것인가?

더 늦기 전에 현재의 인구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를 걱정해야하며 행정기구 확대 등 인구20만으로 인한 자축보다는 이후를 준비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중국이 무섭게 다가오고 있다. 수 만개의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과 함께 중국의 경제그늘이 한국을 덮어오고 있다.

국민의 눈물과 땀으로 20년 넘게 지켜온 조선 산업도 이제는 추월을 당하고 있다. 중국은 조선 물량의 총량에서 한국을 앞질렀고 한국조선소에 블록들을 납품하면서 나름대로 조선의 핵심기술들을 축척해 가고 있다.

혹자는 아직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 “아직” 이라는 말에 문제가 있다. 중국기업은 한국의 쌍용자동차(상하이자동차)와 하이닉스의 계열사인 하이디스(중국 비오이그룹)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또한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하면서 마음만 먹으면 어느 기업도 인수할 수 있는 국가적인 재력을 지닌 나라다.

세계인구 13억의 중국, 중국이라는 나라는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다. 자치행정을 통해 55개 다민족 국가의 1세대를 관리해 가면서 그 3세대를 중국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꾸준한 교육정책을 펴고 있다.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하여 우리는 어떠한 대안들을 갖고 있는가?
거제는 지역경제와 복지등 사회적 측면에서 어떠한 산업도 조선 산업을 능가할 산업이 없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거제의 생명줄인 조선 산업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걱정하면서 행정과 시민 모두가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지원하기위한 역할들을 분담하고 전력 투구해야 할 때이다.

특히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높은 곳에서 멀리 보는 혜안으로 시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글들은 가급적 자제하면서 조선 산업이 거제에 미치는 경제, 복지, 문화 등 사회적 가치를 재평가해 그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려야한다.

또한 “조선 산업이 망하면 거제가 망한다”는 공감대를 형성시켜 시민모두가 한마음으로 세계적인 조선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동참 하도록 언론의 기능적 역할을 십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조선 산업이후의 대안 산업으로 거가대교를 활용하는 관광산업에 희망을 걸지만 관광산업은 특성상 완전한 고용여건을 창출할 수가 없으며 그 경제적 이익이 투자자의 몫일뿐, 투자할 여력이 없는 다수시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산업이 되지 못한다.

이제는 수준 높은 시민의 안목으로 현실을 직시하면서 기업과 행정 그리고 시민모두가 조선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대안을 만들어 가야한다.

그것은 오늘날 거제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사회적인 양심이고 책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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