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STX조선, 유럽 선주와 벌커 신조선 수주 상담

한국조선업계가 지난 2000년 이후 사실상 수주를 포기했던 벌크선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2000년 이전까지 상당수 벌크선을 수주해 건조하면서 벌크선 분야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이후 컨테이너선과 LNG선, 탱커 수요 급증으로 조선소 선표가 타이트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벌커를 거의 수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벌커의 폭발적인 신조선 발주와 함께 컨테이너선 및 탱커의 발주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조선소가 케이프사이즈 벌커에 대한 수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STX조선은 유럽 선주와 케이프사이즈 벌커 신조선 수주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동조선해양 및 대한조선은 이미 케이프사이즈 벌커를 수주했다.

성동조선과 대한조선이 수주한 케이프사이즈 벌커 신조선가는 7천만 달러를 훌쩍 넘어 일본과 중국의 수주선가인 6천5백-6천8백만달러를 앞질렀다.

또 대우조선이 협상중인 선박의 경우 신조선가는 8천만 달러가 넘어서는 수준으로 알려졌고, STX조선 역시 8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에서 신조선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조선업계는 당분간 컨테이너선 및 탱커 신조선 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상황에 따라 케이프사이즈 벌커 신조선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우조선은 1985-1995년 벌크선을 92척 집중적으로 건조한 이후 올해 상반기 인도분 17만t급 벌크선 2척만이 남아있는 상태로, 국내조선 빅3는 1990년대 중반부터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바꿔 현재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유조선, LNG선 등을 위주로 건조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새로운 규정에 맞는 선체를 개발하기 위해 원가가 상승한 탓도 있지만 최근 벌크선 호황으로 8천만달러 이상 선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정도 가격이면 벌크선도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벌크선만을 따로 수주할 계획은 없지만 기존 거래하던 선사 측에서 다른 선종을 발주하면서 더불어 벌크선을 발주할 가능성이 있어 벌크선을 건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벌크선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배로 화물을 싣는 공간이 칸막이로만 구획된 단순한 선체구조를 가지고 있어 설계 및 건조가 쉬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초창기 때 주로 건조한 선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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