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부산을 방문했던 기자는 버스 안에서 낯선 신문광고 하나를 들춰봤다. 한 카드사의 광고였는데 앞으로 신용카드로도 교통비 결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말하자면 후불제 교통카드 광고였던 셈이다.

2009년 당시 오로지 현금으로만 선불식 버스카드를 충전할 수 있었던 거제시와 비교하면서 중소도시에 사는 시민으로서의 괴리감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거제시의 교통 서비스가 도마에 오른 적이 어제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부산을 비롯해 창원 등 인근 지자체들이 일찌감치 도입했던 후불식 교통카드 도입 역시 이제 막 논의 단계인 모양이다.

거제시의 경우 외부 유입 인구가 많은 도시다. 굳이 서울 등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부산, 창원 등에서 온 사람들은 거제시 교통행정 서비스에 혀를 내두른다. 한마디로 후져도 너무 후지다는 것이다.

기자가 관련 내용을 취재했을 때 시 관계자는 '하느라고 하는데 은행이 협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은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확인 결과 정식 공문이 아닌 구두로 한 두 차례 의사를 타진한 적은 있는 모양이었다. 이것이 바로 시가 말하던 '하느라고 하는 행정'인지 뒷맛이 씁쓸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현재 거제시에 통용되는 충전식 교통카드 사업자가 몇몇 은행과 후불제 교통카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런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취재가 끝날 무렵 시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몰랐는데 확인해 보니 이미 사업이 추진되고 있더라'는 말이었다. 거제시민의 교통행정 서비스 기대수준을 정작 거제시만 몰랐다니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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