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원순련 한국문인협회 거제지부장

요즈음 학생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도 많고, 수업이 끝나고 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을 가야하고, 그러고도 또 토요일 일요일을 택해서 부진했던 부분을 공부하고 있어 학생들은 참으로 쉴 틈이 없다.

그러니 이 아이들이 언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렇게 바쁜 아이들이 정말 많은 책을 읽었다.

이번 거제신문사에서 실시한 독후감쓰기대회에 응모한 학생들은 초·중·고등부를 합하여 2,200여 편이 넘었다. 대단한 실적이다. 모두들 나름대로의 의미 있는 책을 택하여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놓았다.

어느 초등학생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남을 위해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던 잎싹이가 하늘이 눈부시도록 푸르른 날에 하늘을 날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되는 것에 박수를 보냈다.

또 다른 친구는 다문화 가정의 가족이 해체하는 과정과 모습, 그 속에서 또 다른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자신을 찾게 되는 감격을 초등학생의 눈빛으로 그려가는 모습은 참으로 대단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도, 자신들에 대한 인정도 이들은 스스로 터득해 가고 있다. 중학교 학생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보는 눈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2011년을 수놓았던 '도가니'를 읽고 함께 눈물 흘리고, 반성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해결해가야하는지에 대한 길을 나름대로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어른들의 생각을 넘어서고 있다.

'과거에 머물러서 그 과거가 지금 여러분들을 지배하도록 둔다면 결코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말 한 마디를 많은 학생들이 기억하고 가슴에 담고 있음도 이번 독후감 속에 잘 나타나 있다.

책은 이렇게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침묵하게 만들고, 그리고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그 성숙함을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번 독후감 쓰기를 통하여 스스로 깨달아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독후감쓰기대회는 대단한 성공을 가져온 셈이다. 학생들의 생활이 바쁘긴 하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 흐뭇하기만 하다.

이번 거제신문사 독후감쓰기 대회는 많은 학교에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열성을 보여주었고, 거제시 학생들의 독서활동 저변확대에 대단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일반인들의 독서활동은 우리 모두가 조금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거제신문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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