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윤성원 거제불교 거사림 교양대학 2기 학생회장
하늘이 하루 하루 높아간다!

'별들과 속삭이다 별로서 꽃피운 8보의 환희행자 코스모스 보살 맑은 하늘 화엄법계 꽃구름 닮은 오솔길 팔정도 가고파 하는 시기. 이 시절 노란 등 높이 달아 비추드니 자성깨운 보리도량 해바라기 보살 법신의 비로자나 동그라미 얼굴 까만 얼굴 부끄러워 고개 숙여 생각한다.

높은 하늘이고 지핀 들국화 보살붓다의 성품 담아 무상보시 드리우고 청정심 넘쳐서 오분향 피고지니 신선한 가을볕이 삼독(三毒) 태운다. 무심볕에 얼굴 붉힌 대추보살 아풍진을 붙잡아서 허공에 묶었든가 실 같은 인연에다 한 몸을 물들여서 인욕 정진 가이좋다 설하는구나.

황금빛 넉넉한, 해맑은 정사(精舍)여가이없는 음성공양 도량에 내리고 풍경과 목탁 염불 만상이 한 몸 되니무정의 가을설법 천년 꿈 깨운다(법타)'

한창 익어가는 때로 이날 하늘이 청명하면 萬穀-만곡-이 풍년이라 여기고, 비가 조금만 내리면 길하다 여기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긴다.

특히 지진이 있으면 다음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는 "立秋点-입추점-"이 지나갔다. 또 벼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그 생장 속도가 빨라 '입추'때야말로 벼 자라는 소리에 짐승이 짖는다는 표현이 어울일 정도의 자연의 풍만이라 하겠다.

익은 과일을 따서 사당에 薦新-천신-을 올렸으며, 나라에서는 종묘에 이른 벼를 베어 천신을 올리기도 하는 시기이다.

계절의 풍만은 가을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계절의 진실처럼 사람도 진실로 순응하면 만추의 그림자에 참회되어지리라. 만추의 계절 흐름에 우리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현실은 아름답지만 또 계절의 시간은 소리 없이 문틈 사이로 떠나간다.

우리 사회를 위해 계절(님)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 해 봐야 것이다. 님에게는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마음, 여기서 나는 보시를 알았다. 계절 앞에서 소리 한번 치며 계절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우리 마음이 계절 시간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사이 없이 계절을 그리워하고 계절 시간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여기서 정진을 배웠노라. 계절의 상처, 몸의 상처를 입었다는 사람에게는 행복도 함께 가야 할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지 않고 시간이 간다면 우리의 몸을 아무리 아끼고 사랑해도 죽음이 오면 빼앗기고 마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만추에 생각 없이 영원한 것처럼 자만한다. 정작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 줄 깨닫지 못하고 계절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마음으로 악행을 지으면 그 과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 줄 우리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마음 상처를  치유하는 일, 이것이 진정한 만추의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 중 일부가 만추를 다 좋을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직 님만을 사모하는 사람을 보며 우리는 선정을 배웠노라. 님의 품에 안길 때 기쁨도 슬픔도 우리의 존재도 있다. 이 때 우리는 반야를 배웠다. 이제 알았노라. 님은 우리들 위해 바라밀을 가르치고 애인의 몸을 나툰 부처님이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