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시장 상인들이 가게 운영난을 겪고 있다. 대형 매점들이 속속 들어서며 이들에게 상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의 한 축(軸)을 담당했던 고현시장은 오랜 세월 지역민들이 정(情)을 피우던 곳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이곳은 돈을 위해 싸우는 전장(戰場)으로 변해버렸다. 싸게 줄 물건도 없고 오래 동안 정을 쌓아 온 단골도 없다. 오직 물건만 팔면 그만이다.

그러다보니 자동적으로 흔적을 감춘 것은 정(情)이다. 정이 사라진 재래시장은 팥소(속칭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서서히 줄어드는 매상은 이제 ‘추석보고 겨울 난다’는 옛말도 무색할 판이다.

재래시장은 그들만의 특성이 있어야 한다. 대형 마트들이 따라할 수 없는 이벤트나 물품 판매가 필요하다. 그 속에 정을 담는 것은 필수다. 정을 살리면 자동적으로 재래시장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 죽도 시장은 ‘재래시장 투어’ 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광과 상품구입을 동시에 하도록 하는 이색적인 재래시장을 운영, 날이 갈수록 고객이 늘어난다는 소문이다. 일본을 비롯한 대만, 홍콩 등 동남아 각국마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공존한다. 그러나 이들 재래시장은 자신들만의 특화사업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지금 고현시장도 그들만의 특화사업이 절실하다. 수산업이 활발한 지역여건을 최대한 활용, 활어를 이용한 ‘회 골목’ 조성이나 ‘매운탕 거리’를 만드는 것도 고현시장만의 특화사업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이곳 상인들의 몸에 베인 밝고 친절한 서비스 정신과 정직성이 곁들여져야 한다.

이와 관련 특히 거제시 행정과 정부는 고현시장의 환경개선, 충분한 주차공간 확보, 안전쇼핑 장치 등 시장의 기본적인 여건 갖추기에 최대한의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

그것은 고현시장 2백여 명의 상인들을 살리는 길이며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 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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