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지은 진석중 전 국회의원 가옥 문화재 등록 예고
문화재청 “섬지방 상류층 주거 살필 수 있는 근대기 주택”
진석중 전 국회의원(4대)이 지은 동부 학동의 고택(古宅)이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8다.
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지난 19일 동부면 학동리 95번지 가옥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이 집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거제의 첫 등록문화재로 기록되게 된다.
이 집의 현 소유주는 진석중씨의 둘째아들인 진태환씨(57·서울 중구 목동). 이 집은 안채와 별채, 창고, 대문 등 4개 건물로 전체 면적은 약 2백20평이다. 이 집이 문화재 등록 예고가 되는데는 한 대학교수의 힘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문화재 담당은 “모 대학교수가 진태환씨의 오래된 집을 보고 문화재청에 연락,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고, 문화재청이 다시 거제시에 연락해 소유주와 협의해 등록문화재 신청을 요구, 시가 소유주와 연락 끝에 동의서를 받아 지난 3월 10일 문화재청에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청 후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현지조사팀 3명이 이 고택을 둘러보고 돌아간 후 지난 19일 문화재 등록 예고됐다”고 덧붙였다.
이 집의 상량문에는 단기 4280년 3월15일로 돼 있었다. 건축시기는 1947년으로 지금으로부터 60년 된 집으로 현재 관리는 진태환씨의 조카인 진선률씨(58·동부면 학동리)가 하고 있다.
이 집은 해방이후 1947년에 건축된 지방상류층 살림집으로 동서의 긴 사다리꼴 대지에 안채(본채), 별채(건너채), 창고(광채), 대문 등이 ‘튼 ㅁ자’형으로 배치돼 있다.
주옥(主屋)인 안채의 벽장과 창호, 별채의 욕실과 화장실 등은 일식(日式)이 절충돼 있으며, 별채는 일반적인 ‘ㅡ’자형 평면의 후부(後部)에 실내 화장실과 욕실 및 복도가 배치돼 있다.
안채와 별채는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공간구성과 설비면에서 근대적 성격이 잘 반영돼 있다.
진선률씨는 “이 집은 진석중 전 국회의원이 지은 집으로 상량식을 하기 3년 전인 1944년부터 집을 짓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집을 다 지은 후 3-4대가 모여 살았으며, 최근까지 내가 직접 살면서 관리를 해오다 너무 낡아 지금은 집을 비워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채 방문 3쌍 가운데 오른쪽 한 쌍을 누군가 떼 내 훔쳐가기도 했다”면서 “지난 태풍 ‘매미’로 각 채 끝부분마다 모두 내려앉는 등 집 상태가 심각해 수리를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진씨는 “지난해 이 집을 고쳐 펜션으로 활용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올해 초 문화재 등록을 위해 교수 3명이 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화재 등록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지금까지 펜션 생각을 접고 문화재 등록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940년대 말 경남 남해안 도서지방 상류층의 주거의 특징과 변화상을 살펴 볼 수 있는 근대기 주택이라는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 집과 함께 대하소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의 가옥, 국회부의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나용균의 생가 등 문화유산 5건에 대해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