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춘 칼럼위원

거제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소득 3만달러 시대의 문턱에 진입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빙성 있는 중앙언론의 보도로 시민들은 들떠있고 주변의 지자체들은 부러운 눈으로 거제시를 훔쳐보고 있다.

여기에는 10년 이상 꾸준한 수주목표 달성으로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조선산업이 가장 큰 밑거름이 돼 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10년 아니 수십년 동안 조선산업이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를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른 세계 각국의 도전과 인건비 및 자재대 상승 등의 요인에 의해 결국 조선산업은 환경이 적합한 곳으로 이동해 갈 것이 분명하다.

거제시와 시민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3만달러 시대의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을 내세우기보다는 지금부터 미래에 닥쳐 올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3만달러 시대에 살아가는 선진 시민으로 지켜야 할 품위와 격조높은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선진 시민의식 절실

대우와 삼성조선의 영향에 힘입어 소득 3만달러 시대에 육박했다고는 하나 시민의식은 소득수준의 급상승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쉽게 풀이하면 소득이야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수입을 올리면 되지만 의식수준은 자신의 인격과 더불어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내야 하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평균 소득수준이 2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시대에 3만달러 소득 수준은 너무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행정은 정부의 지침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작 3만달러 시대의 거제시와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20만 시민들은 지금부터 더욱더 단합되고 서로를 감싸주는 정신이 필요하다.

또 서구와 선진국들의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어려운 세대를 위하고 연구기관 등에 출연하는 기부금에 대해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봉사단체가 많은 거제시지만 앞으로 전 시민이 봉사자가 된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교육도 중요하겠지만 행정과 교육기관, 시의회, 시민단체, 기업 등의 의식변화는 더욱더 필요할 것이다.

행정과 시의회 역할 중요

소득 3만달러는 세계 2, 3위 조선규모를 가진 대우와 삼성조선소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는 거제시민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결국 조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 경우 거제지역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말과 같다.

농업과 수산업이 병행된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다고는 하나 이 모두 개방화에 따라 지역발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채 겨우 숨만 쉴 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조선산업에 문제가 생기면 거제시는 암흑세계로 변하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좋은 시기에 행정과 의회는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조선산업의 타지역 분산을 막기 위해 고급 인력을 충분히 배출할 수 있는 국가지원의 특정기관을 조선산업 밀집지역의 중심인 거제시에 설립할 수 있는 기획을 짜야 한다.

최근 조선산업의 활황을 틈타 인근 통영과 진해, 사천, 고성지역에는 대·중·소형 조선소가 줄을 이어 건립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조선인력의 역외유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력부족은 물론 인건비 상승으로 조선산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조선산업 특구 지정 장소를 선정해 놓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둘째, 조선산업 이후의 대체산업을 미리 찾아야 한다. 철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한 기획과 함께 세계 유명한 용역사에 거제미래를 주도할 산업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연환경을 이용한 세계 최고의 휴양도시 건설과 관광개발 및 부산신항 배후지로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컨테이너 하역장 등 물류기지로서의 연구도 괜찮을 것이다.

셋째, 조선과 관광 등 미래의 거제를 위한 행정기구의 신설 및 개편이 절실하다.

넷째, 좁은 거제시 부지를 감안해 아름답고 조형미를 갖춘 고층 아파트와 빌딩 등의 건축허가의 승인도 필요하다.

현재 거제의 땅 덩어리 가운데 둔덕 동부 남부 일운면 등 약 30% 정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인해 실질상 사용이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차후 인구 30-50만명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지로 인해 땅값 상승과 함께 간선도로망과 주변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이다.

마카오, 싱가폴, 홍콩 등 해양휴양관광지의 경우 조형미를 갖춘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도 아름답고 친환경적인 면이 오히려 강함을 느낄 수 있다.

15층 짜리 아파트 10동을 건립하는 것보다 30층짜리 5동을 건립하면 통풍권과 일조권은 물론 주차공간과 주변환경을 오히려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스카이라인을 고집하는 타 지역과는 분명한 차별이 필요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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