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이 돕기 등 1년에 20회 넘게 무료 거리공연…올핸 새로운 장르에 도전

오카리나의 여리고 신비로운 선율 사이로 색소폰의 굵직한 소리가 어우러진다.

한 쪽의 소리가 끊길라치면 이어나가기를 반복한다. 그 사이를 메워주는 또 하나의 소리, 인간이 가진 악기라는 아름다운 목소리다.

오카리나의 강미정씨(40), 색소폰의 이영환씨(49), 성악의 최미애씨(42)는 그렇게 서로 셋인 듯 하나인 듯 어우러진 곡을 선보였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같은 곡을 연주해도 다른 느낌이 든다. 그건 곡을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란다.

이 세 사람이 함께 연주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1년여 전. 개인적으로 연주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모여 활동하게 됐다.

이렇게 모인 셋은 뮤직스토리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자 다른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하다 보니 그걸 음악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music story'라고 이름 지었다.

셋이 함께 활동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거쳤다. 그러나 이제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최미애 씨는 "클래식만 하는 것도 아니고, 대중음악이나 사람들 귀에 익은 멜로디를 들려주면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뮤직스토리의 강점을 설명했다.

색소폰 연주도 오카리나 연주도 성악도 쉽게 접할 수는 없는데 그 셋이 합해진 하모니라니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만 하다.

뮤직스토리는 시 주관 행사·단체 기관 행사 등 작년 한 해 20여 회 이상 공연을 해왔다. 게다가 시민들 위해 무료 거리 공연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뇌손상 전간증으로 누워있는 소율이 돕기 자선 공연에서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번 소율이 돕기의 경우 인터넷 카페 '거제도 인맥만들기'에서 행사를 주최해 공연을 하게 됐다. 세 사람은 입을 모아 앞으로도 음악활동으로 도움이 될 만한 곳에는 찾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뮤직스토리는 단체 행사 뿐 아니라 애광원이나 길거리공연 등으로 봉사활동에도 참가하고 있다.

강미정씨는 "봉사활동을 가면 지체장애인들의 경우 밝고 경쾌한 느낌의 트로트를 좋아한다. 각 단체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선곡을 다르게 하는데 세 사람의 악기가 각각 다르다보니 곡의 진행 자체가 사람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와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색소폰과 오카리나의 협연은 쉽게 시도하거나 상상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와 함께 어우러진 성악은 묘한 느낌까지 연출하는 듯 했다.

성악을 하는 최미애씨는 "가요를 성악식으로 불렀을 때 듣는 관객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 각기 다른 분야가 어우러지는 것이 더 큰 의미를 주는 것 같다"며 "한 악기만 계속 들으면 지겨울 수 있는데 변화를 주면서 세 사람이 따로 또 같이 하다 보니 지난 거리공연 때는 앵콜로 2시간 반 정도를 공연한 적도 있다"며 공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연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을 묻자 미애 씨는 "생업이 다 다르다보니 연습하고 모이는 부분이 어렵다. 그 다음으로 음향 장비를 다 챙겨 다녀야 해서 그걸 들고 다니는 부분이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정씨가 "작년 한 해 활동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거제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좋아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 사람은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 새로운 기획으로 여태껏 시도하지 않았던 스토리가 있는 음악과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단체 행사에서의 공연 문화가 처음으로 시도됐다. 그래서 아직 낯설어 하지만 공연을 보고 나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고마워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회의만 하고 술만 마시는 문화에서 문화 활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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