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성포중 신문편집부

1년간 모인 글·사진, 2달여에 걸쳐 기획·편집·제작…모두 학생들 손으로 이뤄져
"신문 만들기, 쉽지 않은만큼 재밌고 매력적"…후배들에게 좋은 선물 남겨 '뿌듯'

▲ 성포중학교 신문편집부원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천혜린·김수영·황아미·이정하·천효진·백숙현·김현지·김효빈·김유진 학생.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성포중학교 2층에 위치한 방송반 문을 열자 열일곱 여중생 아홉 명이 낯선 표정으로 바라본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9일, 조금은 들뜨기도 한 모습들이었다.

전교생이 140명인 성포중학교에서 신문이 나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학생들의 인원도 작거니와 작은 학교다보니 신문편집부가 아직은 체계화 되어 있지 않은 탓이다.

아직 완전히 학생들의 것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 아닌지라 살짝 아쉬움이 엿보이기도 했다.

성포중 신문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제작이 됐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교사의 손이 아닌 학생들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

신문편집부 담당 김상철 교사는 "작년 신문은 정보 전달 중심이었다. 활자가 워낙 많아 아이들이 잘 읽지 않더라"며 "아이들이 만들면서 직접 그린 그림도 많이 들어가고 아이들의 시각에서 만들다보니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며 작년과의 다른 점을 설명했다.

중3이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민도 많고 계획도 많을 시기, 이들은 어떻게 신문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게 됐을까.

학생들은 제각각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들을 들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학교를 떠나기 전에 제 손으로 학교에 뭔가 남기고 싶었어요" "우리 머릿속에서 나온 계획대로 우리가 선택해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등등 눈을 반짝이며 답을 내 놓는다.

1년 동안 모인 성포중 학생들의 글과 사진을 2달여에 걸쳐 기획하고 편집하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을까. 제 손으로 신문을 만든다는 것이 어떤 느낌을 물었다.

아이들이 대답하기 전, 담당 교사가 답변을 거든다. "지면구성부터 꼭지별 컨셉, 기사를 작성하는 것까지 다 이 친구들끼리 한 것이다. 초반에 지면구성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이틀 정도를 끙끙거리면서 고민하더라"며 학생들에게 기특한 눈빛을 보낸다.

올해 성포중학교 신문은 한 해의 행사를 위주로 일년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학생들의 눈에 좋아 보일 수 있도록 말이다. 작년의 신문을 보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기도 하고 타 학교들에서 온 신문들을 참고하기도 했단다.

여덟 페이지 분량의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힘들었던 점을 들어봤다.

김현지 학생은 "인터뷰 기사를 쓰는 것이 어려웠다. 대화형식을 그대로 옮겨서 보여드렸는데 선생님께서 지적을 많이 해주셨다. 기사문을 쓰는 것을 연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는 힘들기만 할 줄 알았는데 사진을 찍는 것도 재미있었고 기사를 쓰는데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을 모아 초반에 전체적인 틀을 짜는 것과 기사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상철 교사는 "몇몇 학생들의 이름이 빠지기도 했고 그림 그리는 친구들이 마감을 이틀 넘어서까지 작업을 한다고 밤늦게까지 남아 고생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홉명의 학생들은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학교에서 신문이나 교지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색깔의 꿈을 꾸고 있는 열일곱 여학생들이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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