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백병원 농협 장례식장

하청농협에서 임대 운영…수의·관 등 물품 정찰제, 예전보다 50% 이상 저렴
장례문화 업그레이드 위해 조만간 운영 컨설팅…주차장 진입로도 정비 계획

▲백병원 농협 장례식장 외관 모습

백병원 장례식장이 달라졌다. 지난 6월 1일부로 장례식장을 하청농협에서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상주들에게 가격 부담을 덜어줬다는 것이다.

백병원 농협 장례식장을 책임지고 있는 주영포 소장은 불필요한 경비가 소모되는 일을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상주와 상가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노잣돈이나 봉투를 요구하던 관례를 일체 근절했다. 농협 직원들이 일하는 만큼 간접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한다.

하청농협은 개인이 운영하면서 시민들에 원성을 샀던 백병원의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장례용품에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다. 실제 지하에 내려가 보니 수의, 관, 납골함 등에 모두 가격이 붙어있었다. 게다가 종류도 다양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수의의 경우 예전에 비해 50% 이상 비용이 절감된다고.

▲주영포 백병원 농협장례식장 소장

주 소장은 "모든 장례용품들을 상주들이 본인의 형편에 맞게 선택 하는 것이 좋다. 수의의 경우 예전에는 1~2가지만 갖다놓고 선택하게 했지만 현재는 2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 예로 가장 비싼 국산 수의의 경우 예전에는 1,000만원을 받던 것을 지금은 450만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장례비용도 절감돼 예전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이 든다고.

농협에서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좋아진 점은 거제 내 모든 농협 조합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 확인만 될 경우 할인 혜택을 주고 있고 그 가족들에게도 그 혜택은 적용된다.

주 소장은 "하청농협 조합원들이 출자해서 한 것인데 다른 농협 조합원들에게도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내 조합을 챙겨야 하는데 다른 농협 조합원들까지 챙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거제 사람들은 거의 다 연결되어 있다"며 "농협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병원 농협장례식장 분향소 모습

이어 "한 달에 조합원들에게 할인해주는 금액이 총 1,000만원 이상씩 된다. 엄격히 따지면 환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병원 농협 장례식장에는 현재 1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들은 농협과 백병원의 이름을 모두 걸고 운영하고 있는 만큼 말 한 마디 물건 하나까지도 신경 쓰고 있다고.

장례식장에 오는 상주들과 면담을 하고 발인하는 마지막까지를 챙기는 사람은 여명석 과장이다. 여 과장은 자신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딱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발인 시 관이 바뀌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 두 번째, 음식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음식물을 반입금지 할 것.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상 회 종류를 들고오는 조문객들이 종종 있단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먹은 음식으로 질병이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을 장례식장에서 져야하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가끔 불만을 제기하는 상주들이 있는데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여 과장은 또 "장례식장 음식은 미리 만들어 놓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당일에 주문 들어오는 만큼만 바로 조리해서 나간다. 음식 잘못 먹고 사고 났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선한 재료로 깔끔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도덕적 운영을 또한 강조했다.

백병원 장례식장은 올해 초 을지대 교수들을 초빙해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운영을 맡고 있는 이들이 장례문화도 변해야 하고 좀 더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음이다.

주 소장은 주차장 진입로도 정비할 계획이라며 "욕심 같아서는 상주들이 쉴 수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도 확충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협이라서 믿을 수 있다"는 말에 가장 힘이 난다는 사람들. 이들의 욕심처럼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장례문화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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