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1월2일 거제시장과 윤무부 당시 경희대 교수는 거제지역에 조류 박물관을 건립한다는데 합의했다./사진은 협약 체결후 거제시 관계자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

1년 지나도 성과 없어 … 갖가지 의혹 증폭
사업핵심 윤무부교수 … 향후 계획 아리송 
특정 지자체 새박물관 추진 밝혀 속셈 의문

2006년 1월2일, 거제시는 느닷없이 조류박물관 사업을 전격 발표해 시민들을 당혹케 했다.
거제시는 이날 지역 출신 새 박사, 윤무부 전 경희대 교수와 8개 항의 협약에 서명하는 등 기본 협약서를 체결하고 2006년 1월부터 오는 2009년까지 거제지역에 세계적인 조류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한겸 시장은 가칭 거제조류박물관이 건립되면 관광거제 ‘귀중한 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무부 박사는 “1백년이 지나도 결코 후회 없는 세계적 조류박물관을 건립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 사업은 만1년이 지나도록 기본계획 용역발주나 부지물색 등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거제시와 윤 박사 간 불협화음이 원인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이 사업 자체가 지난 제4대 지방선거(2006년5월31일)를 겨냥한 김한겸 시장의 전략적 발표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일부는 윤 교수가 자신의 처우(處遇)문제 등에 불만, 변심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거제신문은 거제조류박물관 건립에 따른 거제시의 그간 추진실적, 향후계획, 대책과 전망 등을 점검했다.

가칭 거제조류박물관 건립 계획

거제시와 윤무부 교수간 체결한 조류박물관 건립 협약서의 주요 골자는 거제시 행정은 부지와 예산 등 모든 뒷받침을, 윤 박사는 자신의 노하우와 그간 피땀 흘리며 수집한 각종 자료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는 2006년1월부터 오는 2009년 1월까지 3년간, 부지확보, 기본설계, 행정절차 이행 및 행정지원 등 사업전반의 추진과 함께 공공투자와 민간유치로 사업비를 마련하고 윤 박사는 조류박물관 조사연구 및 개념도 구상,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자료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건립되는 조류박물관은 생태공원, 전시빌딩, 주차장, 휴게시설, 습지 등으로 조성, 우선 국내 새들의 생태부터 알 수 있도록, 스위치 하나를 누르면 알-새끼-어미에 이르기까지 섭이와 생태는 물론 새소리와 생김새 활동 등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며 인근에는 우리 환경에 맞는 층층나무 등 향토색 짙은 나무를 심어 새가 찾는 환경을 조성하고 습지도 마련, 개구리 붕어 송사리 등이 서식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각종 박제도 전시, 볼거리를 제공하고 만지면 새소리가 나는 기념품과 메달, 목각의 관광상품 등도 개발, 관광거제 도약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추진실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과 관련, 거제시는 지난해 9월, 부시장을 비롯, 관계 공무원 등이 싱가폴 말레시아 등을 4박5일간 현지 견학하고 2회(9월·10월)에 걸쳐 조류박물관 건립추진 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또 공공건물 청사 내 10평 정도의 윤무부 교수 연구실 겸 사무실을 마련, 언제든지 사용이 가능토록 준비 했다. 그러나 이곳의 주인이 될 윤 교수의 움직임은 없다.

조류박물관 건립사업 발표 직후부터 땅을 희사하겠다며 줄을 잇던 독지가들의 발길은 끊기고 이제 그들은 입조차 닫았다.

▲ 김한겸 거제시장과 윤무부 교수가 건립 협약서에 서명한 뒤 포즈를 취했다.
특히 최초 이 사업을 제안하며 일운면 지세포리 대동마을 뒤편 임야 등 3만여 평의 부지를 희사하겠다던 박문길 관세사(61)는 행정과 관계자들의 우유부단함을 지적, 관계자들과의 대화조차 거절한다.

신뢰성 없는 관계자들과는 더 이상 논의가 필요치 않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 사업의 핵심인 윤무부 박사는 그간 적정 부지를 물색 한다며 남부면, 사등면 등지를 답사했지만 아직도 아무런 결론조차 내리지 않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6월, 경희대 교수직을 퇴직했으나 최근 경남지역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초청한 자리에서 그곳에 새박물관 설립 의사를 밝혀 신뢰성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현재 그는 서울의 모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거제 조류박물관 사업은 당분간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거제시의 올해 추진계획

시는 올해 조류박물관 건립 관련, 1억원의 예산을 배정, 기본설계 용역을 펼치며 관련 공무원과 자문위원을 싱가폴과 말레시아 등으로 새공원을 견학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시는 이 사업자체를 김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규정, 일부 열대 희귀 새의 사육까지 계획하는 등 당초 계획보다 오히려 규모를 확장하는 방안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고도의 사육기술과 막대한 예산이 뒤따르는 어려움 등을 고려, 성급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는 외도(外島) 개발에 30여 년의 긴 세월을 두고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교훈 삼아 좀 더 정확한 자료 분석과 세밀한 검토를 거쳐 완벽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추진의 핵심인 윤무부 박사가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데다 행정도 예산확보, 차선책 준비 등의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향후 전망

가칭 거제조류박물관 건립사업은 김한겸 시장의 선거 공약에 포함돼 자칫 버릴 수도 안 버릴 수도 없는, 계륵(鷄肋)에 버금가는 형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곳 환경이 열대지방처럼 각종 새들이 자유롭게 서식할 수 없다는 점도 감안, 여건은 거제시의 야심찬 추진계획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 윤무부 박사의 처우문제 합의도 이 사업 추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윤 박사는 자신에 대한 거제시의 처사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여론들도 나돌아 거제시와 윤 박사간 관계개선이냐, 또는 서로가 등을 돌리느냐도 올해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조류박물관 사업자체는 장기간 표류하거나 또는 존폐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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