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칼럼위원

▲천창수 송진교회 목사
어느 목사님이 지난 50년 동안의 그의 사역을 되돌아보면서 이런 고백을 했다.

"지난 50년 동안 사역하면서 내게 많은 유혹이 있었다. 마치 그것은 장애물 경기와도 같았다. 죄의 유혹, 세상의 유혹, 질병, 고통, 시련, 가난, 좌절과 같은 장애물들이 있었다. 이런 장애물들을 내가 뛰어넘지 못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살아온 내 인생은 장애물 경기와도 같았다."

얼마나 실감나는 고백인가?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에 수많은 장애물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다.

마 15장에는 흉악하게 귀신 들린 자기 딸을 위하여 예수님 앞에 나와 도움을 구하던 한 가나안 여인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이 여자는 예수님 앞에 나아와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나를 도우소서" 부르짖지만, 그러나 이 여인이 예수님의 도우심을 입기까지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

처음에 이 여인이 예수님께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부르짖을 때 예수님은 한 말씀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침묵으로 이 여인의 간구를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나를 도우소서" 부르짖으며 예수님 앞에 와 엎드리는 여인을 향해서 예수님은 "자녀의 떡을 빼앗아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않다"고 대답하셨다.

여인은 예수님의 이 말씀 앞에서도 뒤로 물러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켜나갔다. "주여 옳습니다마는 개들도 자기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지 않습니까?"

어떤 장애와 유혹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이 여인을 향하여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예수님께서 이 여인의 부르짖음에 침묵하시고, 자존심을 건드리는 듯한 대답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여인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일까? 물론 아니다.

예수님은 지금 이 여인의 믿음을 시험하고 계시는 것이다. 그 모든 무시와 멸시를 견디기까지 예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믿음이 있는가 시험하시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참으로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은혜가 풍성하게 쏟아진다면 우리의 삶이 힘들지 않겠건만, 그러나 우리가 주님의 은혜를 맛보기까지는 너무나 많은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이때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실은 그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들이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고 계시는 시간들이라는 것이다. 렘 29:11에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고 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기를 원하신다.

예수님께서 이 여인에게 차갑게 대하신 두 번째 이유는 이 여인의 믿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예수님은 이 여인의 안에 있는 참된 믿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모욕적으로 대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여인에게 장애물을 주시지 않고 구하는 즉시 응답해 주셨다면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고 하시는, 여인의 이 큰 믿음이 드러나지 못했을 것이다. 진정한 믿음은 응답 속에서의 믿음이 아니라 침묵과 거절 속에서의 믿음이다.

인생은 장애물 경기와 같다. 계속해서 새로운 장애물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때마다 주님은 이 장애물을 통해 우리를 시험하고 계시며, 이 장애물을 통하여 우리의 믿음을 드러내시고, 우리를 연단시켜 나가신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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