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자율방범연합회…미용사·공무원·자영업자 등 다양하게 구성

일과 후 조 편성해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도보·차량 순찰

"봉사란 전염 같은 것이지요. 나눌수록 커지는 힘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자율방범대. 각 면동의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마을 치안 및 청소년 선도를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돼 활동하는 단체다. 거제에는 약 500여명의 자율방범대원들이 있다. 구성도 다양하다.

대우·삼성 직원, 미용사, 공무원, 자영업자 등 거의 모든 직업군의 사람들이 거제를 지키는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면 못한다. 자율방범대원들은 그야말로 '봉사'에 미친 사람들이다. 모두가 생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퇴근 후면 조를 이뤄 마을을 순찰한다. 청소년 계도를 하고 교통정리도 한다."

거제자율방범연합회 임종빈 홍보 부장(남·46)의 말이다. 그 역시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고 있지만 그에게 여가시간이란 없다. 남은 시간은 '자율 방범대' 활동에 올인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그렇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의아함 반 고마움 반이다. 경찰이나 공무원은 아닌 것 같은데 제복을 차려입고 활동을 하니 '저들이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가' 궁금증도 큰 것.

자율방범대는 '우리 동네는 내가 지킨다'는 단순한 정신에서 출발했다. 각 마을의 청년 및 어른들이 스스로 뭉쳐 마을의 궂은 일을 솔선수범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출발인 것.

그러던 것이 일정한 틀이 갖춰지고 조직이 이뤄지면서 '자율 방범대'가 되었고 지금은 '거제방범연합회'가 조직되어 체계적인 관리 및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벌써 '자율 방범대'의 역사는 30년, '거제방범연합회'의 나이도 열 살이 훌쩍 넘었다.

자율 방범대라고 하지만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지역 거주자여야 하고 전과기록이 없어야 한다. 유흥업소 종사자도 안 된다. 그 밖의 연령과 성별은 제한이 없다.

거제자율방범연합회 신호상 회장(남·52)은 "거제에서 활동하는 방범대원 중 최소 연령은 25세, 최고령 대원은 65세다. 방범대원에 정년은 없다. 봉사에 대한 의지가 있는 그날까지, 우리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자율' 방범대라고 하지만 대원들의 하루는 매우 분주하다. 대부분의 대원들은 생업이 있다.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조를 짜서 도보 및 차량 순찰을 돈다. 밤늦게 우범지대에서 술을 마시거나 탈선행위를 하는 청소년들을 달래고 술에 취해 쓰러진 시민들을 도와주기도 한다.

방과 후 학생들의 교통지도를 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목욕봉사, 미용봉사 역시 그들의 일과다. 휴가철을 맞아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8일까지는 학동 몽돌해수욕장 삼거리에서 교통지도도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봉사'를 자청하고 있다.

신 회장은 " 거제지역 경찰인력 약 270여명. 인구 23만명을 책임지려면 경찰 1인당 400여명을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그만큼 열악하다. 때문에 우리 자율방범대의 힘이 필요하다. 물론 우리가 경찰력을 대신할 순 없다. 그런 권한도 없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마을 치안과 청소년 선도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거기까지가 우리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거제자율방범대 연합회'는 지난달 23일 '여성방범대' 발대식을 가졌다. 그들의 관심 영역이 청소년 상담, 성범죄 예방, 노인 봉사활동에까지 확대됐다는 의미다.

'내가 사는 거제는 내 손으로 지킨다'는 건전한 사명감에서 시작된 거제자율방범연합회. 그들의 활동은 지금 이 순간에도 거제 곳곳에서 알찬 결실을 맺고 있으며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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