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에위니아’의 위력 앞에 산과 도로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도로·교량 15개소가 유실되고 사등면과 하청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일부에서는 소하천 1개소, 체육시설 2개소가 파손됐다.

또 대부분 지역마다 많은 가로수가 송두리째 뽑히고 선박의 접안시설과 잔교가 파손되기도 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10일 오전 11시45분께 K고교 인근 산 절개지에서 갑자기 2백여 톤가량의 토사가 흘러내려 학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사태를 짐작, 미리 이곳 일대를 점검하던 교사들에 의해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장마철도 행정은 「천재지변(天災地變)」 「속수무책(束手無策)」등의 용어를 내세우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 복구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태풍 피해는 공공시설 피해만도 20억6천7백만원에 이른다. 물론 이는 중간집계다. 현재 농작물 피해와 어장 등 수산물 피해 집계는 엄두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4호 태풍 ‘빌리스’가 또 다시 북상하고 있다. 기상대는 이 태풍이 12일 새벽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9백60㎞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제시 행정은 이번 태풍을 교훈 삼아 무엇부터 동여매고 어느 것부터 손질해 두어야 하는지 재점검 후 서둘러 대비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태풍 대비 요령부터 숙지시키는 것도 급하다.

소방방재청이 발간한 재난대비 국민행동 매뉴얼 ‘안전을 위한 길잡이’에는 지역별 태풍 대비요령을 명시했다.

도시는 전신주, 가로등의 접근금지, 천둥과 번개가 칠 경우 건물안 대피, 고층건물 옥상, 하수도맨홀 접근 금지 등이며 농촌은 용수로 등 농업시설물 사전 점검, 산간 계곡 야영객 미리 대피, 농기계나 가축 안전장소 이동 등이다. 또 해안은 바닷가 근처 저지대주민 대피, 어망, 어구 미리 철거를 당부하고 있다.

재해예방은 행정만의 책임일수는 없다. 우리 주변 재해 위험지를 사전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는 슬기로움을 발휘하는 것은 거제시민들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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