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여고 응원단 아이리스]회원 10명, 올해로 창설된지 3년

롯데 사직구장 개막전 공연 '기억'…도내 각종 행사서 끼 맘껏 발휘

▲ 아이리스 응원단은 3학년 김지현, 장희진, 김민지, 한경진, 2학년 김수미, 백수정, 안성영, 유지성, 1학년 김인혜, 진지영 학생 등 현재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무대에만 서면 뜨겁게 피가 끓어올라요.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들리면 없던 힘도 불끈 솟아나죠."

체육관 가득 음악이 울려 퍼진다. 강한 비트에 몸을 맡긴 아이들은 능숙하게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춤을 춘다. 응원단의 몸짓과 표정에 관객들의 어깨는 들썩 들썩, 발장단은 저도 모르게 까딱거려진다.

거제여고(교장 손찬석) 응원단 '아이리스'가 교내 동아리를 넘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거제시의 지원으로 출범한 '아이리스'는 창설된 지 올해로 3년째를 맞은 교내 응원동아리다. 회원은 10명.

이제 막 새내기 신고식을 마쳤을 법한 역사지만 이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4월엔 롯데자이어츠 초청으로 부산 사직구장에서 개막된 식전 공개 행사에 초대돼 공연을 펼쳤고 9월엔 제18회 경상남도 생활체육대전 개막식 식전 공개행사에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제6회 효 콘서트, 제8회 은빛사랑 경로 위안잔치, 경남 청소년 한마음 축제 등 각종 거제시 행사의 마스코트로 활약하며 '아이리스'의 이름값은 연일 주가 상승 중인 것. 

'아이리스'를 창단한 이규호 지도교사는 "지금에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엔 '응원 안무'가 뭔지, '기술'은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정말로 막막했습니다. 무엇보다 애들이 노력 참 많이 했습니다. 근성과 열정 없이는 불가능했죠."

학교생활에 적응 하지 못하고 말썽을 피우던 애들이 응원단 활동을 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학교 다니는 게 재미있다고 했고 '아이리스'란 작은 조직 안에서 배려하는 마음과 협동심도 배웠다고 했다.

"2학년에 유지성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전엔 학교생활에 영 재미를 못붙이던 아이였는데 아이리스를 통해 '범생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학교 오는 게 재미있답니다. 저기 보이지요? 훈련하다 다리를 다쳐 어제 병원에 입원했는데 오늘 취재를 온다하니 저가 빠지면 안 된다며 저렇게 나와 있습니다. 하하."

아이들의 열정은 오래지 않아 결과로 나타났다. 아이리스는 지난해 서울 보라매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소년 치어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롯데월드컵배 전국 치어리더 경연대회에선 은상을 수상했다. 창단 2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무엇보다 이규호 교사를 흐뭇하게 한 건 '아이리스'를 통해 메말랐던 10대 청춘들이 다시 '꿈'을 가지게 된 것. 대학도 가고 싶고 전문적으로 '춤'을 배워 전공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아이리스 단원들은 가지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묻자 단장 김지현 학생은 단박에 얼굴에 미소를 띤다.

"사직구장의 몇만 관중 앞에서도 서 봤고 거제를 대표해서 외부 행사에도 많이 나갔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연은.... 바로 얼마 전 노인요양병원에서 펼친 공연이었습니다. 박수도 환호도 없었어요. 요양침대에 누워계신 어르신들 앞에서 춤을 추는데 왠지 눈물이 났어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열정이 모여 '아이리스'는 단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고 아마추어 동아리를 벗어나 진정한 '프로 춤꾼'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지금도 외부 공연을 나갈때면 거제시 깃발을 품고 출전한다는 아이들. '아이리스'를 통해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진한 성장통을 이기고 멋진 어른으로 자라나는 중이다.

"작은 무대든 큰 무대든 상관없어요. 우리의 응원을 통해 사람들이 '힘'을 얻는다면, 다리가 부러져도 숨이 목 끝까지 차올라도 우린 춤출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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