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수용소·거제군청 개청·거제대교 개통 관련 기록사진 한 건도 없어

거제시가 보존,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주요 역사적 공공기록물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1일 본지는 거제시에 거제시 포로수용소 관련  사진기록물 일체 (1950년대)' '신·구 거제대교 준공식 관련 사진기록물' '거제군청 개청 관련 사진기록물' '역대 대통령 거제 방문 기록사진물' 등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김영삼 전 대통령 거제방문 사진기록물만 공개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보존·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못했다.

포로수용소 관련, 거제군청개소, 신·구 거제대교 개청 등에 대한 사진기록물은 관리 및 보관하고 있지 않음을 밝힌 셈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거제시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 중 정보공개청구가 가능한 자료는 대부분 행정문서서류이며 국빈방문이나 중요인사 방문의 사진기록물은 보안 등의 관계로 접근과 촬영에 어려운 점이 있어 보관된 자료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나머지 사진자료 또한 따로 보관하지 않고 일부자료는 해당 부서에서 보관을 하고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자료는 폐기문서로 처리한다"며 "오래된 자료는 관리보관이 힘든 실정이며 거제대교와 같은 경우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같은 담당기관에서 자료를 보관하고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제대교의 개통은 거제시가 발전 할 수 있었던 성장동력을 이끌어낸 중요한 사건이자 상징이라는 점, 거제 포로수용소 또한 세계적 가치가 있는 역사 자료이면서 현재 잠재력 큰 관광자원이라는 점 등에서 시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나머지들도 거제시의 소중한 역사적 자료라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자료다. 

시민 정모씨(37)는 "역사적 공공 기록물은 앞으로 후손들이 살아가는데 잣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거제시의 역사 관련 기록, 관리·보존이 필요한 자료라면 마땅히 수집해서 보존해야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료를 문서 보존 연한에만 맞춰 폐기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우스운 일이다"고 말했다.

특히 거제시는 시군통합 이후 많은 역사적 자료들을 유실했음도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시·군통합 이전인 1995년 이전의 자료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거제시는 유실된 자료에 대해 찾으려는 노력조자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마다 행정박물관을 짓고 시민들에게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홍보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은 거제시의 역사적 공공기록물 보존, 관리와 크게 상반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제시에서 보존·관리하던 자료는 사진기록물 위주가 아닌 행정문서 위주의 서류기록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나 최근 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사진기록물에 대한 보관·관리도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실된 자료와 부족한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보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동감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크고 많은 인력이 드는 사업인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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