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황제의 길'이 있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그러나 문화일보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

문화일보는 오지도 않은 에티오피아 황제가 거제를 다녀간 것처럼 즉 거제시가 '뻥'을 쳐 황제의 길을 만들었다고 결론적으로 보도했다. 거제시가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개 창피가 어디 있는가?

나아가 문화일보는 점잖게 꾸짖는다. 관광상품화고, 스토리텔링이고 다 좋지만 "뻥이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라고.

고마운 것은 어쨌거나 문화일보가 거제시 일운면 망치리 '황제의 길'을 전국에 알렸다는 것이다. '황제의 길'은 우리 시민들에게조차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길이다. 문화일보 보도가 없었다면 전국적으로는 물론 다수 우리 시민들도 잘 모르고 지나쳤을 길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돈 안들이고 최고의 홍보를 문화일보가 해 준 셈이다.

반면 문화일보는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없었던 허구'로 너무 쉽게 결론짓고 거제시를 뭉개버린 것 아니냐"는 본지의 물음에 답해야 할 상황에 처해 버렸다. 문화일보의 '뻥' 보도는 거제시는 물론 거제시민들의 명예에 작지 않은 상처를 남긴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문화일보 보도후 본지는 '황제의 길' 진실을 찾아 거제의 명예를 회복한다는 사명으로 본격 탐사 취재에 들어갔다.

외교안보연구원의 자료를 검색하고 각 방으로 수소문해 1968년 당시 에티오피아 황제를 직접 수행했다는 당시 거제군청 소속 당사자를 찾았다. 그들은 황제가 거제를 찾은 날짜와 시간, 황제 일행의 수, 그 날의 날씨까지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억, 말해 주었다. 황제가 탄 차량을 운전한 사람도 현재 거제에 생존해 있었다.

일운면 망치리 '황제의 길'은 사실에 근거한 분명한 '거제의 진실'이고 따라서 문화일보의 보도는 '잘못된 보도'라는게 본지 취재의 결론이었다.

'황제의 길' '뻥'보도 관련 이후 취재과정에서 필자는 참으로 큰 씁쓸함을 또한 느꼈다. '황제의 길'에 대해 글을 쓰고 말을 하곤 했던 사람들도 문화일보 보도후 너무 쉽게 꼬리를 내리며 입을 닫아버렸다.

거제시는 어떤가? '뻥쟁이'로 전국적으로 개망신을 당했음에도 진실을 가려 자존을 세우고 문제를 수습하려는 시 관계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름을 밝히기 어렵지만 분개에 차 진실을 찾아 나선 한 공무원도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이 글에서 밝히고자 한다.

차라리 잘됐다 싶다. 이제 거제시 '황제의 길' 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본지 보도후 문화일보의 후속 보도가 혹 따른다면 '황제의 길'은 정말로 전국적 이슈가 될 것이다.

거제시가 해야 할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 있다.

'황제의 길' 입구에 푯말을 세워라. '세븐 원더풀 황제의 길-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가 걸으며 원더풀을 7번 외친 길이란 푯말을. 그리고 진실을 기록하라. 해안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도록 주변을 정리하고 전국적으로 모여드는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라. 역사, 문화 관광마케팅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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