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일등 봉사아줌마들의 모임 '초록회'

▲ 20~30년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펼쳐온 초록회 회원들은 자신이 봉사를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일일히 열거할수록 없는 일이지만 그저 ‘어떤봉사’가 아닌 ‘봉사’를 위해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만족의 길은 봉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만족도 봉사활동을 통해서 얻는 보람과 바꿀 수 없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우리 주변에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언제나 따뜻한 마음과 아름다운 손을 내밀며 누군가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다는 보람과 희망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초록빛과 같은 마음을 가진 초록회 회원들이다.

지난 1993년 신현읍 아파트 연합회 부녀회로 시작한 ‘초록회’는 지난 1997년 권선이(56) 회장과 회원들이 보다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초록회’라고 개명하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선다.

초록회의 뜻은 ‘늘 푸른 마음을 잊지 말자’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초록’색만큼 거제와 닮은 색도 없었기 때문에 초록회라 정하고 거제를 대표하는 봉사단체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

초록회는 거제지역 최초로 ‘동거부부 합동결혼식’을 계획 하는가 하면 겨울철 연례 봉사행사가 돼버린 ‘사랑의 김장담그기’를 최초로 시도했다.

또 초록회는 범죄자라는 이유로 소외받고 있는 통영구치소 수용자들을 위해 자매결언을 맺고 매번 만남의 날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가족을 대신해 따뜻한 격려와 도시락을 마련해 방문하고 있다.

초록회는 97년 창단 당시 5명의 회원으로 시작 했지만 현재 22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회원 대부분이 오랫동안  봉사를 해온 봉사베테랑들로 구성돼 있어 봉사현장에 나가면 초록회 회원 한 사람이 다른 봉사단체 봉사자 몇 사람의 몫을 해낸다.

특히 지난 2003년 거제뿐만 아니라 전국을 휩쓴 태풍 ‘매미’ 때 초록회 회원들은 베테랑급 봉사 활동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회원들은 태풍으로 피해가 많은 장승포, 가조도, 와현, 예구마을 수해피해자들을 위해 15일 동안 텐트를 치고 숙박도 불사하는 노력을 보이며 하루 300~500 인분의 중식을 제공했다.

더구나 당시 예구마을은 태풍피해로 마을 진입로마저 끈어져 회원들은 직접 솥이며 조리도구를 옮겨야 했다. 초록회는 매미 때의 봉사활동으로 장승포동으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초록회 회원들의 활동은 열심이라는 표현보다 ‘억척스럽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권선이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집안일은 뒷전이 된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초록회의 봉사활동은 거제시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경로생신잔치, 사랑의 집짓기, 러브하우스, 자원봉사교육, 지역축제 봉사, 이동목욕차량 등 자원봉사센터에서 위탁받은 거의 모든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록회 회원들에게 왠만한 봉사는 봉사라는 이름조차 붙이지 않는다. 환경정화 활동이 특히 그렇다.

회원들이 환경정화 활동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봉사활동 중 이냐’ 질문하면 회원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할뿐인데 이런 것 까지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안된다”고 설명한다.

초록회의 봉사는 거제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타지역 또는 세계까지 뻗어간다. 지난 2002년부터 마을 대부분의 주민이 노령인구로 구성돼 있는 함양군 산두마을과 자매 결언을 맺고 농산물 구매와 일손돕기 등을 펼쳐온 초록회는 지난 2007년에는 함양군으로부터 회원 전원이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또 지난 2008년 3월에는 가뭄과 기술부족으로 생활식수가 부족한 캄보디아의 한 오지지역을 방문 관정사업을 지원하고 생필품을 지원하면서 일주일 동안 그곳 주민들과 동거동락 하면서 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특히 초록회는 창단 전부터 권선이 회장과 회원들이 거제지역 결손가정 돕기에 적극나서 지금까지 13명의 결손가정을 위해 취학, 취업, 결혼 까지 책임져 왔다.

최근 초록회는 회원모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초록회의 오랜 전통인 부녀회장 출신 입회를 없애고 봉사활동을 원하는 회원이면 누구든 함께하고 있다. 이는 초록회가 거제지역을 대표하는 봉사단체로 또 그 어떤 봉사단체보다 활발한 봉사를 펼치기 위해서다.

권선이 초록회 회장(56)은 “초록회가 창단 이후 거제지역 어떤 봉사단체보다 열심히 활동을 펼쳤던 것은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회원 모두가 보여준 열정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며 “앞으로도 초록회는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늘 한결같이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록회 명단
△회장 권선이, △부회장 심정순, △총무 김윤희 △회원 강원순, 강은심, 고미향, 고성옥, 김정옥, 박봉순, 박영좌, 박은정, 신미선, 신옥금, 윤순옥, 이순자, 이영옥, 정명희, 주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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