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중순께 처음 발견…내년에도 다시찾을 가능성 높아

국제적 희귀새인 황새가 거제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는 황새목 황새과에 속하는 대형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500마리만 남아있는 멸종위기의 국제보호종이다.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과 중국 북부 흑룡강 주변에서만 번식을 하며 겨울에는 우리나라, 일본, 홍콩까지 이동해 겨울을 난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를 찾는 황새는 10마리 내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거제에서 관찰되고 있는 황새는 한 마리. 1m 남짓한 키에 몸 전체가 흰색이고 부리와 날개깃은 검정색을 띠고 있다. 눈은 노란색이며 부리 아랫부분과 눈 주위에는 피부가 노출돼 빨갛다. 오른쪽 다리부분에 노란색 인식표가 부착돼 있고 검은색으로 ‘032’라는 숫자가 적혀있다.

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 최유성 연구원(35)은 “거제에서 월동하는 황새가 발견된 것은 최초”라면서 “사진상 나타난 특징을 살펴보면 태어난 지 1년 가량 된 어린 개체로 수컷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다리에 달린 인식표는 러시아나 중국측에서 황새 연구를 위해 부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러시아연구소 측에 문의해 정확한 사실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황새가 처음 발견된 것은 10월 중순께. 약 두 달동안 거제에서 먹이를 섭취하며 겨울을 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는 황새가 11월 중순께 모습을 보이는데 비해 이 황새는 한 달 가량 빨리 거제에서 월동채비를 차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듬해 2~3월께 북상을 하는 것이 대체적이지만 어린 개체일 경우 6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머문 기록이 있는 만큼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토종 텃새였던 황새는 마을의 큰 나무에서 살며 사람들과 친숙한 새였지만 멸종 된지 오래”라면서 “현재는 충청남도 서산시 천수만과 전라북도 부안군과 고창군 사이에 있는 곰소만, 해남지역 등지에서 10여 마리가 확인되고 있는 귀한 겨울 철새”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황새는 겨울을 지낸 장소를 기억했다가 다시 찾는 새”라면서 “풍부한 먹이와 함께 전체적인 서식환경이 좋다면 내년에도 거제에서 겨울을 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황새는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농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텃새였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한 쌍이 발견됐으나 이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암컷만 생존해 오다 19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죽은 이후 멸종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황새는 시베리아, 중국의 동북쪽, 일본과 우리나라에 한정돼 분포하고 있다. 3월경부터 아무르강과 중국북부의 습지대에서 번식을 하며 10월경 날씨가 차가워지면 이동을 하기 시작한다. 두루미처럼 큰 무리를 짓지 않고 혼자 또는 몇 마리씩 이동을 한다.

광활한 들녘에다 호수가 있는 천수만 간척지에선 1992년부터 매년 겨울 황새들이 겨울을 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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