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새끼들의 부화음 같은 그 쉰 듯이 애처로운 목소리가 어디에선가 나는 것이 낡은 벽시계의 뻐꾸기 울음이라는 걸 이제야 알아냈다. 첫 집장만의 집들이에 들어왔던 뻐꾸기는 수많은 이사 통에 솔방울의 발〔簾〕도 없어지고 창문도 열리지 않는데 목이 쉰 뻐꾸기가 시간마다 속에서 울고 있었다.

덩치가 큰 인공지능냉장고가 좁은 주방을 덩그러니 차지하고 있다. 이사 가던 사람이 무거워서 그냥 두고 간 그 머리 좋다던 냉장고가 요즈음 뒤죽박죽으로 울고 있다. 멍청해져만 가는 나를 닮아가는 것일까.

뜬금없이 밤에도 울어대며 제멋대로 불을 켠 왕방울의 외눈이 수면운전, 입체그물냉각, 강, 약, 절전, 중약, 삐약삐약…, 다양한 메뉴의 눈알을 굴리며 삑삑대고 있다.

뻐꾸기시계를 죽일 수도 없고 그 인공지능의 머리 문제는 고칠 수도 없을 것. 하기야 나도 오십견에 뼈마다 비명 소리가 나고 밤으론 쓸데없는 잡생각으로 잠 설치기 예사니 그냥 같이 살 데까지 가보자. 더불어 가는 데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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