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하나 되는 짜릿한 순간을 즐겨요”

▲ 거제지역에서 인라인 스케이트 문화를 정착시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블루시티. 회원들은 매주 월·수요일마다 인라인을 통해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 8시. 어둠이 내려앉은 거제시포로수용소 주차장은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3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밤바람을 가르며 인라인의 매력 속으로 빠져드는 이들.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 블루시티(회장 김정욱·36) 회원들이다.

블루시티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7년 봄. 거제시청 공무원과 삼성·대우조선 근로자 20여명이 모여 시작한 인라인스케이트 타기는 3년 새 회원이 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인라인스케이트의 보급 확대에 힘입은 바도 있지만 무엇보다 입소문의 영향이 컸다.

부모들과 함께 포로수용소 앞을 지나다 인라인을 타는 모습을 본 어린아이들이 부모들을 졸라 동호회 강습에 참가했다.

또 나이 60이 넘은 회원들도 인라인을 접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회원실력은 수준급이다. 김정욱 회장을 비롯한 3명의 회원은 대한인라인롤러연맹 지도자협회가 공인하는 강사자격증을 갖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열린 MBC배 전국인라인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거제 인라이너의 위상을 드높였다.

전국 5,000여명의 동호인이 참가한 지난 대회에서 조재숙 회원이 여성 경쟁부분에서 전체 5위를 차지했고, 박형균 전 회장과 김정욱 회장이 실버부와 장년부 경쟁부문에서 각각 입상했다.

동호회원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4살에서부터 60세가 훌쩍 넘는 회원들까지 활동하고 있다. 옛 신현읍 지역 뿐만 아니라 장승포와 통영지역에서도 강습을 받으려는 회원들이 매주 포로수용소 주차장을 찾고 있다.

김정욱 회장은 “컴퓨터를 하지 못해 회원가입을 못하는 60대 회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연배가 높은 회원들은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면서 말썽을 부리던 무릎관절이 많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 회원들의 열정도 만만찮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회원들은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모임 당일날 비가 오면 집에서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 회원까지 있다고 한다.

이같은 어린친구들의 열성 때문일까? 블루시티에서 강사를 겸하고 있는 김 회장은 아무리 바쁜 일이 생겨도 월요일과 수요일은 만사 제쳐놓고 포로수용소로 향한다고 한다.

블루시티 동호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전. 헬멧과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회원은 인라인 강습에 참여시키지 않는다.

회원은 물론 시민들도 무료강습에 참가할 수 있지만 안전장비가 갖춰지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언제라도 어린친구들이 볼 수 있는 만큼 어른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라인 고수는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있다”면서 “부모님들도 자녀들이 맨 몸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것은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인라인스케이트의 매력은 한마디로 스피드.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최고시속 50㎞까지 낼수 있어 짜릿한 속도감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라인 스케이트는 전신운동의 대표격인 수영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 또 하체가 강화되고 허리근육이 발달된다. 무릎 등 관절에도 그만이다. 쉬지 않고 관절을 움직여야 하는 특성상 당연한 결과다.

김 회장은 “아직 거제에는 마음껏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서 “인라인 전용공간이 어른들의 유흥공간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거제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무료강습을 더욱 늘려 더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인라인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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