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병이다 때로는 불가피의 것이라 하드래도 홍역이나 마마와 같이 무서운 병이다. 될수만 있으면 동포가 서로 증오하고 살육하는 혁명은 없이 살기를 원할 것이다.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쓰는 중용을 황금에 비교했다. 로마인보다도 중용의 덕을 심망 하기는 동양의 유자일 것이니 자사는 이것을 제목으로 하여 인생철학을 세웠다.

열렬이라든지 철저라든지 절대라든지 하는 것이 우리 중에 가장 애용되어서 마치 이말에는 신성불가침할 모위가 있는듯하고 불가항 할 진리가 있는듯하다. 그러나 열렬은 타버리고 철저는 미기적 거리고 절대는 할일을 없애버리고 만다. 문학도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열렬한 문학 심각한 문학 짜리짜리한 문학 신통하고 이리하여 입을 딱 벌리게 하는 문학 기상이 천외에서 뚝떨어져서 귀신을 곡하게 하는 문학을 찾을 필요가 없고 또 그런 것을 쓸 필요가 없다.

그것도 있는 것이 심심치 아니하고 또 특종의 신경과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는 점으로 좋거니와 문학의 상은 아니요 정도는 아니다. 이단이요 서자요 기형아요 괴물이다. 색은 행괴는 인한자가 적다. 인심은 조석변이라더니 이광수군의 생각은 적어도 춘추 변은 되는 것 같다.

동경에서 민족자결을 선언하고 상해에서 비가 살을 부르짓던 그는 귀국이후 강연대오하여 삼일운동을 무계혁한 야만적 행동이라 배척하고 일 만명 전문가 없는 것을 한탄하면서 수양동명을 부르짓고 총독정치가 허하는 범위내의 정치적 결사를 계획하더니 이제는 또 혁명을 변적이요 상적이 아니라하여 홍역이나 마마와 같이 무서운 병으로 알게 되었다.

열렬은 타버리고 철저는 밑이 빠져버리고 절대는 할일을 없애버리고 만다 하여 중부지도를 대창하고 대성지성문선왕의 제삼세 직손자상의 고족제자로 자처하게 되었다.

입을 딱벌리게하는 문학, 귀신이 곡할 문학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거니와 그는 혁명적 문학 열렬한 문학 심각한 문학을 변적 그것이요 이단이요 서자요 기형아요 괴물이라 하여 밥과같은 문학 물과같은 문학을 제창하게 되었다.

그러나 위에도 말한바 있지만 이광수군의 특징은 결코 그의 반혁명적이거나 반열정적임에 있지 않다. 그의 선변적에 있고 그의 가장적임에 있고 그의 양서적임에 있다.

그가 혁명을 홍역이나 마마와 같이 무서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그것을 절대로 배척하지는 않고 열렬한 문학 심각한 문학을 괴물이나 이단으로 아는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필요를 절대로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에는 혁명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열정과 용기를 주는 문학을 필요로 안다. 특히 지금의 조선에 있어서 그러하다. 그의 걸작<중용과 철저>중에도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다. 확실히 사회에는 혁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마치 오랜, 체증 산하제를 다량으로 복용하여 의장내의 결체를 일소해 버를 필요가 있는 모양으로… 필요 할 때에 산하제나 개복수술을 끄리는 것은 우요, 비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비록 상적은 아니라하더라도 혁명문학은 때로는 필요하다. 환영할만하다. 아마 오늘 조선에도 그러한 경우에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진실로 그러한 경우에 있다.

힘이라는 말이 근래 문예의 비평에 성형한다. 과연 힘이 필요하다 더욱이 오늘날 조선인이 필요로 아는바가 힘과 열정과 용기이기 때문에 힘과 열정과 용기를 주는 문학이 필요하다. 또 그는 누구보다도 조선 사람의 처치를 불쌍히 여기고 조선 사람을 사랑한다.

그가 밥과 같은 문학을 제창하고 물과 같은 문학을 제창함도 실로 이와 같은 고결한 애국심에서 출발 된 것이다. 지금 우리조선인은 중병을 알고 난 사람과 같다.

그는 육체적으로도 허약하거니와 정신적으로도 허약하다. 그에게 강렬한 자극제를 주는 것은 마치 불치병환자에게 강렬한 가배차를 먹이는 것과 같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