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선생 재조명]수감(隨感)다섯편
[양명선생 재조명]수감(隨感)다섯편
  • 양일웅 명예기자
  • 승인 2009.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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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출신 독립운동가인 양명(梁明) 선생이 제62주년 광복절인 지난 8월15일 70여년만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거제신문은 1920-1930년대 양명 선생이 투고한 글 가운데 수집한 개벽 3호(1925년)에 실린 ‘근세 구미문화의 근본태도’란 글로 재조명 해본다.

1. 행세주의

요사이  어떤이에게서 나는 우리민족은 이지적도아니요. 감정적도 아니다. 모든 것이 행 세적 에 지나지 못하다는 의미의 말을 들은일이 있다. 물론 우리민족 전체가 그러함은 아니다. 일부분에 이러한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더구나 소위(유지, 신사)라는 이 중에 이러한 이가 적지 않다. 민족운동, 문화운동, 토산장려, 공산주의선전‥등 그네들은 남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네들이 토산장려를 함은 결코 그   이 해 관계를 자세히 정산하여 보고 그러함도 아니요 또 우리민족의 경제적 파산을 충심으로 슬퍼해야 그러함도 아니다.

그네들이 공산주의를 선전함도 아니요 이 와 같다. 무슨 명백한 이해타산이나 주밀한 계획 있음도 아니요 그렇다고 무산계급의 불쌍한 정형을 참으로 동정하는 열성이 있음도 아니다. 다만 남에게서 대우를 받기 위하야 행세 적으로 할 뿐이다.

요리 집에서 무릎위에 기생을 앞에다  놓고 남녀평등… 돈이 없을 때는 공산주의, 돈이 생기면 개인주의…(소작인 상조회)는 백작 대지주 송 승준 각하가 되어야하고 무슨 회나 단체의 회장이나 고문은 의레히 후작 식산은행이사 일인총독부에게서 누구보다도 후대를 받는다는 박영효 각하가 되어야 한다.

이대로 되면 아마 멀지않은 장래에 ××경찰이 보호하에서 하는×× 독립운동(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제국주의와 세계주의! 행세주의! 아… 얼마나 무서운 이름이냐

2. 여권운동의 제일보

연전 어느 신문지상에서 나는(조선의 여권이  발전되지 못함은 남자의 책임이냐? 여자의 책임이냐?)라는 의미의 토론문제를 본 일 이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문제다.

더구나 여자의 일언일동에 대하여서라도 관섭주의를 취 하면은 우리사회에서는 이러한 의문을 일으키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착오 막심한 사상이다. (여권운동이 발전 되지 않은 원인이 남자의 간섭에 있다.)는 주장은 마치 사회주의운동이 발전되지않은 원인이 자본주의가 생긴것과같이 남자의 속박이 심함으로 여권운동도 일게된 것이다.

자본주의 응원하에서 사회주의를 실행하겠다는것이, 모순된 사상이라하면 남자의 후훈으로 여권운동을 성취하겠다는 것도 역시 착오된 사상일 것이다.

나는 결코 남자에게 여권운동을 도와야 할 의무가 없다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여자자신으로는 이렇게 결심해야 되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압박이 심하면 심할수록 사회주의 운동이 격렬해짐과 마찬가지로 남자의 속박과 여권운동은 항상 정비례가 되어야 되겠다는것이다. 여권운동의 근본원인은 다만 여자 자신의 자각 여하에 있다는것이다.

자기가 남의 처오, 남의 모임을 자각하는 동시에 남자와 같은 일개 인격자임을 자각함에 있다는 것이다.유명한 북구문호 입센의 명극 인형의 집(Doll’s house)중에 아래와 같은 일절이 있다.
 
헬멀(남): 이렇게하야 그때의 제일 신성한 책임을 버리고 말 작정인가?
노라(여): 당신은 나의 제일 신성한 책임이 무어라고 생각하여요?
헬멀 : 내가 말할 필요는 없지! 그것은 물론 장부에 대한 책임과 여자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지!
노라: 나에게는 그 외에 그와 꼭 같은 신성한 책임이 하나있으요!
헬멀: 없을 일이지요! 대관절 그것은 무엇인가?
노라: 내 자신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야요!
헬멀: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그대에게 장부가 있고 여자가 있다는 것이여!
노라: 지금 나는 그와같은것을 믿을수가 없어서요,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내 개인이 한사람이라는것을 알아요! 마치 당신과 같이! 아니! 적어도 어떻게 하여서든지 한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려할 뿐이야요.
자기자신의 발견, 자기가 여자인 동시에 일개의 인격자임을 자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권운동의 제일 보일 것이다.

3. 돈모으기와 쓰기!

돈이란 수단이요, 결코 목적은 아니다. 우리는 차체를 자양하기위하야 먹으려고 음식을 만든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먹지 아니하고 두어서는 아무 효과가 없을뿐 아니라 곧 맛조차 변하고 말것이다.

이와 같이 돈도 사업을 하기 위하여 쓰려고 모으는 것이다. 쓰지 아니하고 둔다면 아무 가치가 없을뿐 아니라 도리어 그의 자손에게 해독을 끼치고야 만다. 세상에 돈 잘모으는 사람은 많으나 잘(유용하게)쓰는 사람은 극히 적다. 역시 잘 쓰기는 잘 모으기보다도 몇배나 힘든 모양이다.

1992년 겨울 북동주에서

※수감 四,五편은 일제강점기, 원고검열 과정에서 삭제되었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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